'탕후루 열풍' 이 정도야?…"달달하네" 26% 뛴 설탕주, 진짜 이유는
"탕후루 하나 더 먹었다. 주가 오르길~"(대한제당 종목토론방)
10·20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탕후루 열풍이 주식시장까지 불어오고 있다. 식지 않는 열기에 투자자들은 탕후루 관련주까지 찾아 나섰다. 설탕 생산 기업들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테마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트리거는 국제 설탕 가격의 급등"이라고 말한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설탕 제조 전문업체 대한제당은 전 거래일보다 20원(0.63%) 오른 3215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서만 26.33% 오른 주가다. 같은 기간 설탕 브랜드 '큐원'을 보유한 삼양사도 16.6% 상승했다. '백설' 설탕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은 올들어 우하향하다가, 지난 8월 이후 반등을 시작해 이 기간 6.3% 올랐다.
MZ세대 사이 신드롬이 된 탕후루의 인기가 설탕주들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탕후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설탕 제조사들의 주가 상승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지난 7월 배달의민족 내 탕후루 검색량이 지난 1월과 비교해 47.3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도 지난 7월 30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냉동·간편 조리 식품 분야 10대 인기 검색어 1, 2위를 아이스(얼음) 탕후루와 탕후루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 가맹점은 연초 수십 곳에서 최근 400곳까지 늘어났다.
올해 5월 12년 만에 700달러를 넘어섰던 설탕 선물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국은 "여러 식품 가운데 설탕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2월, 3월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11% 올랐지만, 올해 2월과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1% 올랐다"고 밝혔다.
설탕 최대 생산국 인도는 수출을 제한하기에 나섰다. 다음 달인 10월부터는 수출 전면 금지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주요 생산국 태국은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면서 설탕 및 가공식품의 물가를 다시 한번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도 겹쳤다. 우리나라 설탕 수입량의 76%를 태국이 차지하고 있어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설탕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거나 대신할 감미료를 찾기도 하지만 실상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상승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설탕값이 오르면서 설탕 관련주의 급등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한제당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대한제당의 주가는 삼양사, CJ제일제당과 비교해 오름세가 가파른데, 사업 부문이 설탕 생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삼양사의 경우 화학 부문의 비중이 큰 회사고 CJ제일제당도 소재 부문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안 설탕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인도에서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 큰 수준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으면 현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원당 가격과 관련 가장 크게 부각 받을 곳은 대한제당이고, 수급이 충분히 쏠린 이후에는 여타 설탕주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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