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사냥하듯 쫓아내고… 정청래가 임시 당대표 권한 행사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물어 박광온 원내지도부를 사실상 ‘불신임’하면서 지도 체제는 친명(親明·친이재명) 일색으로 바뀌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수석 격인 정청래 최고위원 주재로 열렸다. 23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 박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그가 잠시마나 당대표 대행을 맡게 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의 첫 발언은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이날 회의에 비명 성향의 송갑석 최고위원과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불참했다.
전날 밤 최고위원회의·의원총회에 대해서는 “사냥터였다” “끔찍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밤 10시 속개된 의총에서 비명계 설훈·김종민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가결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정말 낯 뜨거울 정도로 야유와 폭언이 쏟아졌다”며 “이러다 육탄전까지 벌어지는 건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총 말미에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는데, 사실상 다수인 부결파들에 떠밀려 ‘불신임’을 받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들의 서명을 받겠다’며 사퇴 촉구 연판장까지 꺼내 들기도 했다. 한 의원은 “당론도 아닌 인사에 관한 투표의 책임을 어떻게 원내대표에게 물을 수 있느냐는 소수 의견이 나왔지만 분위기가 너무 격앙돼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에게는 육두문자가 날아들었고, 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강하게 가결파들을 비판했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인민재판, 마녀사냥 같았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이날 곧바로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선관위를 꾸리고 2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새 원내사령탑 역시 친명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비상시국’인 만큼 경선 없이 친명 중진 의원을 추대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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