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들 "수박 색출" 비명계 성토글 수천 건 올려

정혜정.이세영 2023. 9. 2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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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혁의딸(개딸)’들이 찬성 의원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에 나섰다.

22일 민주당 국민 응답센터에는 ‘박광온 원내지도부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당 전국대의원들(민대련)’을 비롯한 친명 단체들은 “겨우 136명의 국회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지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원내지도부를 성토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도 “수박과의 전쟁이다” “내년 총선에 나올 생각하지 마라”며 비명계를 성토하는 글 수천건이 올라왔다.

특히 찬성표를 던진 의원에 대한 ‘색출 작업’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전날 체포안 가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는 ‘왕 수박’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이재명 지지자가 만든 ‘수박감별’ 사이트에는 설훈, 윤영찬, 조응천 의원 등의 사진이 올라왔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이다. 이에 대해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색출하려는 행태 자체가 몰상식하고 반민주적인 것”이라며 “국민이 볼 때 얼마나 섬찟하겠나”고 비판했다.

급기야 테러를 암시하는 글도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1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라이플(소총)을 준비해야겠다”는 글이 발견됐다. 대상 의원들은 당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신고를 접수한 의왕경찰서는 이 글을 올린 IP 주소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게시자를 찾을 경우 협박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 경력을 배치했다. 전날 “국회로 가자”며 국회의사당역에서 경찰과 대치했던 개딸들이 이날도 격앙된 모습을 보일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녹색병원 앞에서 밤새워 노숙 시위를 한 개딸들과 유튜버 등은 “한마음 한뜻으로 이재명 대표님을 지켜냅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더 큰 불상사는 없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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