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공정감각 외
2023. 9. 22. 23:41
공정감각(나임윤경, 문예출판사, 1만8500원)=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지낸 저자는 학문의 전당이자 지성의 요람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능력주의의 신화’에 포획되고 큰 목소리, 가짜뉴스에 영향받으면서 반지성주의자가 되어가고 있는 실상이 대학생 온라인 플랫폼 ‘에브리타임’에서 적나라게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책에 따르면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게시물 가운데 상당수는 비정규직, 대학 서열화, 성소수자 논쟁에 관한 것으로 채워졌다.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허먼 나룰라, 정수영 옮김, 흐름출판, 1만9000원)=세계적인 메타버스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임프라버블의 최고경영자인 저자는 현실과 온라인에 이은 세 번째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가 인터넷이 불러온 지각변동에 버금가는 인류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이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는 인간의 본질을 다시 정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K팝 스타 알렉사의 메타버스 팬 미팅을 진행한 바 있다.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제넷 맥커디, 박미경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7500원)=할리우드 아역스타 제넷 맥커디는 암으로 투병하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어린 외모를 유지하고자 식단부터 인간관계까지 차단당하며 섭식장애와 자기혐오, 불안 증세를 겪는다. 그러나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인생의 목적이 사라진다. 1년 전 출간돼 200만부가 팔렸고,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도서 톱 10’의 최장기(54주) 베스트셀러다.
인체에 관한 모든 과학(대니얼 M. 데이비스, 김재호 옮김, 에코리브르, 1만8500원)=물리학 박사를 취득하고 하버드대에서 인간 면역체계를 연구한 저자는 예측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자율 주행 자동차나 로봇이 아니라 새로운 ‘인간 생물학’이라고 단언한다. 인체에 대한 새로운 과학이야말로 진보가 가장 빠르고 우리 삶에 근본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안톤 허, 어크로스, 1만5800원)=한국문학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해온 번역가 안톤 허의 에세이. 정보라 소설집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일 등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한국문학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삶이 담겼다. 문학 번역가들에 대한 여전히 낮은 처우와 ‘갑질’ 현실에 대한 일침,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문학의 위상이 현저히 떨어지는 한국 현실에 대한 고언이 거침없고 신랄하다.
대통령 비서실장 791일: 정해창의 청와대 일지(정해창, 나남, 5만4000원)=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노태우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남긴 8권의 업무일지를 토대로 저자가 약 7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결과물이다. 3당 합당이나 대통령의 당적 탈퇴 결단 등 한국 정치사에 남은 굵직한 사건들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눈부시게 불완전한(일라이 클레어, 하은빈 옮김, 동아시아, 1만8000원)=선천적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시인이며 활동가인 저자가 장애인 당사자로서 자기 몸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제도, 문화, 가치체계에 담긴 폭력성을 낱낱이 해부한다. 서로 다른 몸과 마음의 차이를 지우고 ‘정상적’인 존재만을 양산하는 사회의 주류 담론도 비판한다.
저항의 축제 해방의 불꽃 시위(송찬섭 외 8인, 서해문집, 2만4000원)=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한국과 유럽의 중요한 사건 속 시위를 문화사적으로 접근했다. 한국 역사에선 1862년 농민항쟁부터 1894년 동학농민전쟁, 1919년 3·1운동, 1960년 4월혁명, 2008년 촛불집회까지 살핀다. 유럽에선 1871년 파리코뮌, 1905년과 1917년의 러시아혁명, 1936년 스페인 내전, 1968년 프랑스 드골정권과 사회 모순에 맞서 일어난 68혁명을 다룬다.
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오네 R. 파간, 박초월 옮김, 엠아이디, 1만8000원)=생물학자이자 약리학자인 저자가 약물에 반응하는 동물들의 특이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다른 문어에 관심이 전혀 없다가 엑스터시를 복용한 후 사회성이 짙어진 문어 이야기,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에 취해 거미줄을 엉망으로 친 거미 이야기, 짝을 찾는 데 실패한 초파리가 술을 더 찾는다는 연구 결과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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