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꺾고 눈물 쏟은 파키스탄 감독 "오늘 승리, 정말 대단해"

한국 남자배구, 파키스탄과 12강전에서 셧아웃 패배
임도헌 한국 감독 "드릴 말씀 없다…우리 실력 이 정도"

[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과 파키스탄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차이나 섬유 도시 스포츠 센터 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전 파키스탄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19-25 22-25 21-25)으로 졌다.

세계랭킹 27위 한국은 51위 파키스탄에 패하며 탈락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건 무려 61년 만이다. 한국은 1966년 방콕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4개 대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의 금메달을 따내겠다던 꿈은 처참히 무너졌다.

한국은 이미 지난 20일 세계랭킹 73위 인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풀세트 끝 패배를 당해 충격을 안겼다. 21일 2차전에서 세계랭킹이 집계 되지 않은 캄보디아를 상대로 이겨 체면치레를 하는 듯 했지만, 승리의 기쁨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파키스탄을 세트 스코어 3-1로 눌렀지만, 한 달 만의 재회에선 아니었다.

한국은 파키스탄의 고공폭격과 견고한 블로킹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완패로 물러났다.

한국 대표팀을 이끈 임도헌 감독은 경기 후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국제 대회에서 우리 실력이 이 정도다. 기본적인 디펜스 등을 앞으로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한국을 잡고 6강으로 올라선 파키스탄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파키스탄 선수들은 이날 3세트 막판 점수 차가 벌어지자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하며 연신 환호했다.

파키스탄을 이끈 사령탑도 한국전 승리에 벅찬 마음이 든 건 마찬가지였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페라즈 감독은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나 눈물을 쏟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공식 정보사이트 마이인포와 인터뷰에서 '우승 후보'인 한국을 꺾은 소감에 대해 라미레스 감독은 "이 승리의 크기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힘들었지만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신체적은 조건 덕분에 승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했다. 이번 승리는 정말 대단하고, 선수들도 정말 대단하다"고 기뻐했다.

파키스탄은 이제 6강에서 카타르를 만나 도전을 이어간다.

라미레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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