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의 천주교인이다[책과 삶]
사랑과 혁명
김탁환 지음 | 해냄
1권 628·2권 488·3권 452쪽
각권 1만8800원
1801년 순조 1년 신유박해는 천주교 지도부가 와해된 사건이다. 남아 있던 천주교 신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김탁환 작가가 4년 만에 낸 역사소설 <사랑과 혁명>은 신유박해 이후 흩어져 전남 곡성까지 간 천주교 신자들이 붙잡히고 고문당한 1827년 정해박해를 다룬다. 정해박해 때 천주교 신자 500여명이 체포됐다.
곡성의 외진 골짜기 옹기촌이 배경이다. 도망쳐온 사람들은 양반도 상놈도 천민도 없이 모두 ‘똑같은 사람’으로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 음력을 쓰던 시대에 이들은 양력을 사용한다.
주된 화자는 땅을 사랑하는 농부 들녘. 들녘은 “우리 모두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땀 흘려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씀을 접했을 때는 농부의 삶을 잘 아는 신이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들녘의 확신과 신을 믿기 위해 목숨을 건 조선시대 사람들이 이뤄낸 공동체, 그들의 사랑과 소망 이야기가 1권에 담겼다. 2권은 천주교인과 첩자, 군관이 숨고 달아나는 팽팽한 갈등, 3권에서는 옥 안팎에서 다시 신부를 모셔오기 위한 움직임과 기다림의 시간을 담았다.
김 작가의 서른한번째 장편인 <사랑과 혁명>은 원고지 약 6000장 분량, 전 3권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정해박해는 한국 천주교사(史)에도 기록이 별로 없어 작가가 직접 자료조사와 고증에 나섰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그들의 삶에 접근하려면 19세기와 곡성과 천주교가 통로이긴 하겠지만, 결국 지금 우리 앞에 드리운 참담한 현실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며 “희망과 절망, 미움과 사랑, 의심과 믿음을 갈라 언행을 평하고 답을 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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