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환대하던 미 의회 '달라진 기류'…이번엔 연설 불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홉 달 만에 미국 워싱턴을 찾았는데, 지난해와 달리 의회 연설 기회는 없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올 만큼 분위기가 달라진 겁니다.
워싱턴에서 김필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워싱턴을 깜짝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병사들이 서명한 국기를 건네는 장면에선 기립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9개월 후 다시 찾은 워싱턴은 그때와 달랐습니다.
공화당 출신 매카시 하원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허락하지 않았고, 만남은 비공개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당내 분위기 때문입니다.
[케빈 메카시/미국 하원의장 (현지시간 19일) : 젤렌스키가 우리 의원입니까? 우리 대통령이에요? 우리가 약속해줄 건 없습니다. 오히려 질문이 있어요. 우리가 보낸 돈은 어디에 썼습니까? 어떻게 승리할 건가요?]
이날 공화당 강성파 의원 29명은 추가 지원하지 말라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안 도와주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질 거라며 지원을 간청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크라이나 안보와 세계 자유 수호를 위한 미국의 투자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1센트까지 100퍼센트 잘 쓰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40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공급과 함께 변함 없는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100조 원 넘게 쓴 상황에서 내년으로 다가 온 대선이 중요 변수입니다.
정부나 의회가 민생보다 우크라이나를 더 신경 쓴다는 정치 공세가 거세질 경우 오늘의 약속이 잘 지켜질지 미지수란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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