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추월 속도낸다…‘진짜 노벨상’까지 노리는 이것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9. 22. 18:27
지난 2020년 이전까지 인간이 밝혀낸 인체 단백질의 구조는 17%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3년만에 2억개의 단백질 구조가 확인됐고, 36만5000여종의 단백질 3D 구조 예측이 가능해졌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인 ‘알파폴드’가 머신러닝을 통해 이룬 성과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래스커상(Lasker Award) 재단은 미국판 노벨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올해 수상자로 구글의 딥마인드 소속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박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단백질의 3차원(3D) 형태를 예측하는 혁명적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래스커상은 지난 20년간 수상자 32명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아 ‘예비 노벨상’으로 불릴만큼 권위가 높다.
이번 수상자는 딥마인드 소속 연구자들이지만, 실제 수상의 대상이 된 연구 성과는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폴드’가 스스로 학습하고 생산한 내용이다. AI가 수행한 연구 성과가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함에 따라 향후 노벨상도 AI의 연구 성과를 인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AI가 수행한 성과가 누구에게 귀속될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를 지난 2020년 개발했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지난해 네이처지에 ‘알파폴드를 사용한 매우 정확한 단백질 구조 예측’이라는 논문을 통해 36만5000여개의 인체 단백질의 3D 구조를 예측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알파폴드’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 소스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알파폴드의 분석 능력과 예측 정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단백질 구조에 따라 어떤 질병이 생기는 지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병처럼 단백질과 관련한 각종 질병들의 발병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다. 인간 질병 치료에 신기원을 열 것이란 평가다.
래스커상 수상자들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사례가 지난 20년간 32명이나 되기 때문에 알파폴드 개발자들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여부도 관심이다. 특히 AI가 수행한 연구결과물을 노벨위원회가 어떻게 평가할 지도 주목된다.
레스커상 수상자들은 25만 달러(약3억3392만 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허사비스와 점퍼 박사는 지난해 10월 과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도 받았다. 인간 단백질 구조 분석 AI 개발에 따른 인류 공헌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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