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플랜B’ 가동되나···벌써 ‘옥중 공천론’ 꺼내는 친명계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3. 9. 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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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박광온 원내대표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상황에 대비한 친이재명(친명)계의 이른바 ‘플랜B’ 가동 여부에 당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 사퇴는 없다”고 못 박으면서 이른바 ‘옥중 공천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 21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옥중에서 당 대표 권한을 제대로 활용해야 하나”라고 묻자 “일단 당분간은 그렇게 해야 한다”며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당 대표로서의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구속되든 불구속되든 당 대표의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더 견결하게 이 대표 중심으로 뭉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플랜B는 없고 옥중공천도 불가능하다”라는 발언에서 미묘하게 뉘앙스가 바뀌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에서 “플랜 B라는 건 없다”며 “어떤 분들은 구속되면 구속된 상태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 옥중 공천하지 않겠느냐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시스템에 의해서 공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럼 대표직을 내려놔도 되냐’고 묻자 “그때 이 대표가 당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당 지도부와 논의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정 의원 발언의 변화를 볼 때 이 대표가 만약의 경우 구속되더라도 ‘버티기’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 최고위원들도 22일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 사퇴는 없다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며 “이 대표 체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일로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끊임없이 이 대표를 흔들겠지만, 저희 ‘이재명 지도부’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에 대한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면도 들어있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들에게는 절대 다시는 잃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와 결속이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 이재명 대표와 함께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MBC 라디오에서 “‘만에 하나 영장이 발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최고위원은 ‘구속되더라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필요하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옥중공천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수도권 의원은 “대표가 옥중에서 당무를 보는 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나”라며 “결국 비판 여론을 버티지 못하고 선당후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당 대표의 권한은 대부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행사할 수 있다”며 “구속 중인 당 대표는 이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친명계들의 ‘옥중공천’ 거론은 내부 결집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는 강성 지지자들에 대한 자신들의 메시지를 일단 전달한 것이고 그것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진짜 마음속 친명하고 공천받기 위해서 친명인 척하는 친명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중 당무 수행’ 거론으로 친명계 내부의 분열을 막고 지지자들을 달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이니 흔들면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비명계에게 보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에게 “오늘 탈당은 4231명이고 입당은 이보다 훨씬 많은 7176명”이라며 “아무리 화가 나고 절망스럽더라도 탈당하지 마시고 이 대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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