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일요일 쉬면 전통시장도 침체…영업하자 다같이 살아났다
주말에 여가 즐기러 마트 찾는데 휴업하면 주변 상권도 안 가
대구서 대형마트 평일에 쉬었더니 전통시장 매출도 증가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반드시 쉬도록 한 의무휴업제가 실시된 지 11년이 지나면서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라”고 주문하고, 관계부처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관련 규제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에는 제도가 바뀔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에서 현재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로 기대했던 전통시장이 활성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만 더 많이 이용하게 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된 후 대형마트는 주로 휴일에 월 2회 휴업하고 있는데, 이 규제가 이번에는 바뀔지 주목된다.

◇대형마트 쉬는 일요일, 주변 상권 유동인구·매출액 줄어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신용보증재단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간 서울시에 있는 66개 대형마트의 일별 카드 매출액과 이동통신사의 유동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서울에서는 둘째·넷째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고 쉬어야 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연구 결과, 대형마트가 휴업하는 둘째·넷째 일요일 주변 상권 외식업·서비스업·소매업 등 생활밀접업종 매출액은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 매출액보다 1.7% 적었다. 주변 상권 유동인구도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일요일은 영업하는 일요일보다 0.9% 적었다.
의무휴업으로 대형마트와 주변 상권이 타격을 입었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반사 이익을 봤다. 둘째·넷째 일요일 온라인 유통업 매출액은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보다 13.3% 높았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시민들이 전통시장 등 주변 상권을 가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은 소비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간 카드 지출 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를 통해 “서울시민은 오프라인 점포를 생필품 구매보다 여가를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김지향 국민의힘 의원 의뢰로 진행된 서울연구원 도시 도시모니터링센터 우영진 부연구위원이 수행했다. 설문조사에서 비(非) 식품 구매는 모든 연령대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무점포 온라인 마트를 이용했고, 60대 이상에서만 실제로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한다는 응답이 2위였다.
우 부연구위원은 “오프라인 소비 지출은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주중보다 주말에 집중된다”며 “온라인 소비 지출은 주말에 감소하고 주중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 역내 여가·문화시설을 즐기러 온 시민이 인근 상권과 전통시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연계할 수 있는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형마트가 여성, 청년, 서민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주변 상권에 영향력이 큰 만큼, 달라진 소비 패턴에 맞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와 전통시장 지원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 특별시·광역시 중 처음으로 의무휴업 평일 전환…음식점 매출액 22.2% 증가
대구시는 오프라인 매장을 소비가 아닌 여가 목적에서 방문하는 추세에 맞춰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해 성과를 냈다. 대구시는 지난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달 둘째·넷째 월요일로 변경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시 “대구시가 특별시·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국유통학회 산학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경기과학기술대 조춘한 교수는 대구시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간 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소매업 매출액을 분석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제외한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고 있는 부산의 소매업 매출액은 16.5%, 경북은 10.3%, 경남은 8.3% 증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가 지역 상권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 2~8월 대구 전통시장 둘째·넷째 일요일·월요일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7% 증가했다. 전체 기간 증가율(32.3%)보다 2.4%포인트 높다. 대형마트가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쉬었더니 전통시장도 활성화된 것이다. 음식점과 편의점은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영업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몰린 덕분에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과거 대형마트가 쉬었던 둘째·넷째 일요일에 음식점 매출액은 22.2%, 편의점은 21.1% 증가했다.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대구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모든 일요일에 대형마트와 SSM이 영업해 쇼핑하기 편해져서”, “의무휴업일인 일요일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어서”를 꼽았다.
홍 시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6개월 효과 분석 결과는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 개선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증진한 사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형마트의 기여를 확대해 상권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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