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체포안 가결 후폭풍 휩싸인 민주당, 조속한 내분수습 나서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내분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반면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사실상 요구했고, 김종민 의원도 현 지도부를 배제한 혼란 수습을 주장했다.
'방탄 프레임'을 걷어낼 기회를 맞은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의 사법처리 결과와는 별개로 내분을 어떻게 질서 있고 책임 있게 수습하느냐가 당의 건강성과 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내분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부결을 독려해온 원내 지도부가 총사퇴하며 지도부가 공백에 빠진 가운데 사태의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분출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인신공격하며 보복 응징을 벼르고 있는 반면, 비명계 내에선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불신임을 기정사실화하며 새 지도부 구성을 압박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부결은 방탄, 가결은 분열"이라고 했던 박광온 원내대표의 예상대로 그 충격파와 후폭풍은 역시 크고 거센 모습이다.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에 돌입한 느낌마저 준다.
과반의석을 가진 제1야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조속한 수습이 민주당의 당면 과제다. 그런데 그 수습의 주체와 방향이 분명치 않다. 오히려 총선을 반년 앞두고 당의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헤게모니 다툼만 가열되는 모습이다. 더구나 당 지도부가 '비명계 때리기'를 주도하며 내홍을 더 키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비명계를 겨냥,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이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서은숙 최고위원도 '배신', '협잡', '암적 존재'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날 선 비난에 동참했다. 예상 밖의 체포동의안 가결이 준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지도부가 이런 식의 공격에 앞장서는 것이 당 수습에 도움 될 리 만무하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옥중 공천'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당권을 사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사실상 요구했고, 김종민 의원도 현 지도부를 배제한 혼란 수습을 주장했다. 민주당 내분과 맞물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도를 넘어선 '팬덤정치'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어제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국회로 몰려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누리꾼이 비명계로 추정되는 민주당 의원 1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라이플(소총)을 준비해야겠다"는 등 테러를 암시하는 글을 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방탄 프레임'을 걷어낼 기회를 맞은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의 사법처리 결과와는 별개로 내분을 어떻게 질서 있고 책임 있게 수습하느냐가 당의 건강성과 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이 대표의 사법적 처리 결과와 당의 진로를 분리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도 이제 강성 지지층을 다독이면서 체포동의안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영장심사에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스른 뒤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준비를 시작하길 바란다.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베트남 여성, 전신 레깅스 입고 경복궁서 요가…SNS서 논란 | 연합뉴스
- '프로포폴 상습 투약' 강남 병원장 수사…아내도 중독으로 숨져 | 연합뉴스
- 한밤중 한라산서 4t 무게 자연석 훔치려다 등산로에 떨어뜨려 | 연합뉴스
- '훼손 시신' 북한강 유기한 군 장교 구속…"증거인멸·도주우려" | 연합뉴스
- 性정체성까지…98만명 민감정보 불법수집 메타에 과징금 216억 | 연합뉴스
- '병력난' 호주군, 장기복무 결정 시 4천500만원 일시불 보너스 | 연합뉴스
- [삶-특집] "정규직-비정규직 다니는 길 가로등 밝기 마저 차이 있었다"(종합) | 연합뉴스
- '묻지마 살해범' 박대성 첫 공판, 유가족·친구 "엄벌해야" | 연합뉴스
- 벌떼에 발목잡힌 저커버그?…"희귀 벌 출현에 데이터센터 차질" | 연합뉴스
- 돈 욕심에 친절 베푼 70대 지인 살해한 배은망덕 범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