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방류 임박한 원전 오염수서 세슘 등 검출…ALPS 한계 ‘재확인’
도쿄전력 “고시농도한도 미치지 못해 안전”
이르면 오는 추석쯤 두번째 방류가 시작될 예정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에서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탄소-14, 세슘-137 등의 방사성 핵종이 미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핵종처리시설(ALPS)이 삼중수소 뿐 아니라 다른 방사성 핵종들도 완전히 거를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1일 홈페이지에 두번째 방류를 앞둔 오염수가 보관된 C군 탱크 일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방사성 핵종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다핵종처리시설이 인체에 해로운 핵종들을 제대로 걸러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앞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를 인가하면서 다핵종처리시설을 거친 오염수에 대해 삼중수소는 물론, 29가지의 방사성 핵종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한 바 있다.
이번 검사에선 탄소-14와 세슘-137, 코발트-60, 아이오딘-12 등의 유해 핵종이 미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14는 리터당 약 13베크렐(1.3E+01)로 검출한계치인 약 2.2베크렐(2.2E+00)보다 높았으며, 세슘-137은 약 0.45베크렐(4.5E-01)로 검출한계치 0.025베크렐(2.6E-02)보다 높았다. 검출한계치보다 낮으면 사실상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며, 높으면 미량 검출된 것으로 본다.
이번 결과는 다핵종처리시설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그간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염수 방류에 있어 삼중수소 문제에 중점을 둬왔으나, 일각에선 ALPS로 걸러지지 않는 다른 핵종들의 영향도 문제라 지적해왔다. 탄소-14는 암이나 선천성 기형,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하며, 인체에 흡수되면 유전적 돌연변이도 일으킬 수 있다. 반감기는 5000년 정도이다. 세슘 137도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며, 반감기는 30년이다.
도쿄전력 측은 검출된 방사성 핵종들이 일본 정부가 정한 ‘고시농도한도’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탄소-14의 고시농도한도는 2000베크렐, 세슘-137은 90베크렐이다. 일본 정부는 해당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70년간 매일 2리터씩 마시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연평균 피폭량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정한 피폭 한도인 1밀리시버트(mSv)에 달하는 수준을 고시농도한도로 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고시농도한도가 안전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해왔다.
이번 조사에서 다핵종처리 이후에도 남아있는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4만베크렐이었다. 도쿄전력은 이를 다량의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1500베크렐 미만으로 떨어뜨린 뒤 이르면 이달 말 방류할 예정이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첫번째 오염수의 방류를 마쳤다. 방출된 오염수의 양은 하루 460t씩, 총 7800t으로 탱크 10기 분량에 해당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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