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회담' 후속조치 속도내는 北… 10월 위성 발사 등 협력 가능성
노동자 파견 등도 재개 전망… "인민 복리 증진 이바지"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러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20일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서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쌍무관계를 보다 활성화하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건설적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실행해갈 것"을 지시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 보고에선 앞서 8박9일간 이어진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의의를 분석하고 향후 북러관계 발전계획을 소개했다고 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0일 전용열차편으로 평양을 출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소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임했다. 이후 김 총비서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전투기 생산 공장과 군 비행장, 해군기지 등 시설을 둘러보고 19일 오후 다시 열차편으로 평양에 돌아왔다.
노동신문은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날 보도에서도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이나 향후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진 않았다. 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진행한 대외활동 성과를 실천적·전면적으로 구현해가기 위한 일련의 방도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만 전했을 뿐이다.
그러나 러시아 내에서만 직선거리 기준 4200㎞를 이동한 김 총비서가 귀국한 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방러 결과'란 단일의제로 정치국 회의를 소집한 사실을 감안할 때 '그만큼 북러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 의지가 크다는 점을 방증해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서둘러 준비해야 할 사안이 있다는 뜻'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외에선 김 총비서와 이번 방러 및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거래·군사기술 이전 등 상호 군사협력에 관한 사항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정상으론 땐 북한이 10월 중으로 예고한 정찰위성 발사 3차 시도가 북러 간의 가장 시급한 협력사안일 수 있단 추정도 가능해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과 8월24일 등 벌써 2차례나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다.
대북 관측통 다수가 예상하듯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제78주년을 전후로 정찰위성 발사 3차 시도에 나설 경우, 이번엔 그 '성공'을 위해 러시아 측의 지원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위성 개발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북러정상회담 과정에서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안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위성 개발 등을 담당하는 북한 측 인사들이 러시아로 향하거나 관련 기술 전수를 위해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파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위성 발사 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북러 양측의 관련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도 북한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현재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 조치의 장기화 등 때문에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를 해소할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북한의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단 것이다.
북러 간 경협 사업으론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이 우선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북한 입장에선 당장 '외화벌이'가 가능하고, 러시아도 부족한 노동력을 채울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북한 당국은 그간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귀국을 불허했던 중국 및 러시아 체류 외교관·유학생·노동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여객기를 띄우는 등 국경 봉쇄 조치도 사실상 해제한 상황이다.
그 외에도 북한 당국은 러시아와의 물류 교류 확대, 관광 재개 등을 위한 준비에도 나설 것으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 총비서는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각 분야 협조를 다방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조로(북러) 해당 부문들 사이 긴밀한 접촉과 협동을 강화해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 증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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