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그리너리, 탄소 감축 시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다
기후위기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나? 우리 모두 더 이상 녹아버린 빙하 위의 북극곰, 뙤약볕이 있는 사막을 떠올리지 않는다. 기후 위기는 내가 사는 곳과 다른 지역,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록 상 가장 뜨거웠던 2023년 여름과 같이 이미 가까이 다가온 직면한 문제이다.
필자는 사실 2023년 여름보다 훨씬 이전부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대학 시절을 보낼 때였다. 우리집은 학교와 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등하굣길에 매일 보는 하늘은 달랐다. 황사철이 아님에도 갈색 하늘을 보는 게 허다했고, 매년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숨을 쉬기도 어렵고, 눈도 뻑뻑했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중국은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 그리고 폭우를 겪으면서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날로 심해지는 기후변화 문제를 몸소 느끼다가 그리너리의 황유식 대표를 만났다. 황유식 대표는 창업 전 화학/정유 관련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었다. 주식 시장은 변화는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한 달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애널리스트로서 장기 투자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일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화학/정유 기업을 담당하고 동시에 국내 최초로 ESG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후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장기투자 대상으로서도 “환경”이 손색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며 결심을 하고 그리너리를 창업했다.
나는 여기서 그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단순 문제인식을 제기하는 스타트업은 많다. 하지만 그리너리처럼 문제인식을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곳은 많지 않다. 초기 단계라 사업 방향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대표님의 모습에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지속가능성 있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탄소 감축이 없는 기업은 더 이상 글로벌한 사업 영위가 불가능,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탄소 감축 없는 기업은 더 이상 사업 영위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절한 규제대응을 하지 못한 기업은 탄소세로 인한 엄청난 비용 부담을 안게 되고, 수출 제약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심지어 거래가 중단되는 심각한 불이익까지 받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러한 규제 대응에 맞춰 몇 년 전부터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업이 배출량을 줄이는 직접 감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밥을 먹고 물건을 사고, 차를 탈때마다 일상에서 늘 탄소를 발생시킨다. 기업은 더욱 그렇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줄곧 에너지 다소비형, 수출 기반 산업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직접감축만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정 개선, 연료 전환 등으로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도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축 후에도 남아있는 배출량은 도대체 어떻게 상쇄해야 할까?
◇탄소감축 프로젝트 개발부터, 기업의 탄소크레딧 발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그리너리
그리너리는 직접 감축이 아닌 간접 감축이 필수적임에도 기존 간접 감축의 시장의 한계점 때문에 탄소 중립이 어려웠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기업이 그리너리와 함께 탄소크레딧을 직접 발굴하는 서비스다. 그리너리는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 산림 복원 등 다양한 탄소크레딧 개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탄소감축 프로젝트가 진행된 후 가장 중요한 과정은 탄소감축량 인증과 탄소크레딧 발행이다. 그리너리는 탄소크레딧 인증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기후전문가가 각각의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대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감축량을 모니터링하여 탄소크레딧 발행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이러한 탄소 감축 프로젝트 개발-관리-크레딧 발행 전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여 데이터의 투명성, 안정성을 보장한다. 더 나아가, 해당 서비스에 등록한 기업들은 시스템에서 수십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 진행상황, 감축량/크레딧 확보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간접 감축량을 관리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 ESG 경영 등 대외적 이미지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 등으로 25조 이상의 어마어마한 탄소비용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부담을 미래의 탄소크레딧을 확보함으로써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다.
그리너리는 2021년에 국내 최초 자발적 탄소거래 플랫폼으로 창업한 후, 그 다음해인 2022년 여름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포스텍홀딩스가 투자를 집행했다. 앞으로 그리너리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탄소크레딧 발굴 서비스를 통해 2030년까지 연평균 97% 이상의 매출 성장률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20년 이상의 화학/환경 분야 금융 전문가인 황유식 대표, 환경분야 최신 기술 연구조직인 기후테크솔루션본부, 블록체인 등 IT 기술 전문조직이 함께하고 있는 그리너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형 고품질 탄소크레딧 확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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