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중독된 사회에 던지는 경고[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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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의 셀카는 죽음의 부재를 드러낸다. 관 옆에서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다. 죽음마저도 '좋아요'를 유도한다."
2010년 출간한 '피로사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정보 쓰나미로 인해 '순간의 스토리'에 도취된 사회를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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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지음│다산초당
“장례식장에서의 셀카는 죽음의 부재를 드러낸다. 관 옆에서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다. 죽음마저도 ‘좋아요’를 유도한다.”
디지털화로 오로지 순간만이 중요해졌다. 스냅챗,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플랫폼은 사람들이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하게 만들었다. 2010년 출간한 ‘피로사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정보 쓰나미로 인해 ‘순간의 스토리’에 도취된 사회를 비난한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는 ‘피로사회’의 첫 문장에 호응하듯 꾸준히 우리 시대의 병증을 분석해 온 저자가 이번에는 ‘스토리’에 빠져 ‘서사’를 잃은 대중에게 묵직한 경고를 던지는 것이다.
책에서 ‘스토리’는 일시적인 뉴스와 정보, ‘서사’는 나만의 생각과 맥락을 뜻한다. SNS에 빠진 사회는 ‘업데이트 강박’에 시달려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광고 슬로건인 ‘스토리는 보통 재미있고 가벼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24시간 동안만 지속됩니다’는 사회가 수시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 더 많은 ‘가짜 소통’을 향한 미묘한 강박을 만든다.
‘스토리’가 우리 일상을 지배하면서 ‘서사’는 ‘스토리텔링’으로 포장돼 이용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주의를 끌기 위한 싸움에서 서사가 주장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순간을 모면하려는 ‘가짜 서사’로부터 벗어나 맥락과 경험으로 구축하는 서사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44쪽, 1만6800원.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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