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사람?… ‘부단한 노력·무작위적 기회’ 조합에 올라탄 사람[정신과 의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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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마다 즉석복권을 사오는 친구가 있다.
운을 기회로 만드는 사람의 특징은 낙관적 기대를 하면서 주변에 주의를 기울인다.
결국 행운은 부단한 노력과 무작위적 기회의 조합이다.
그리고 90% 준비된 사람은 노력이 익숙하겠지만, 거기서부터는 운의 영역을 믿어야 삶에 숨통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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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마다 즉석복권을 사오는 친구가 있다. “그런 걸 뭐 하러 사오니” 하면서 질색하던 친구도 동전이 없다며 병따개를 들고 열심히 긁는다. 모두가 꽝이지만 평소 복권은 사행심이고 운을 바라는 것이 옳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해도 잠시의 그 순간만큼은 경건해 보이기조차 한다.
복권을 사서 당첨될 확률은 0.0001%보다도 낮지만, 사지 않으면 0%다. 이것이 운과 기회의 핵심이다. 누구에게나 운은 공평하다. 그렇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만 운은 작동한다. 그래서 운만 바라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런 경향성 때문에 이성적인 사람일수록 운에 기대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실력을 쌓고 예측하고, 노력해서 얻어내는 성과만 진짜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한다. 바버라 블래츨리의 ‘기회의 심리학’(안타레스)은 그런 생각을 뒤집는다. 세상은 무작위적으로 일이 발생하는데 그걸 뇌는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유를 찾고 법칙을 만들면서 운으로 설명하는 걸 부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작동방식을 이해해야 운과 기회를 폄하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걸 두려워해서 사물의 이치를 탐구한 덕분에 과학이 발전할 수 있었다. 즉, 세상이 질서 있게 움직이고 예상대로 작동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모든 일은 가급적 필연에 의해서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다 보면 문제도 생긴다. 미신을 믿거나 징크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리즈 기간 내내 같은 메뉴만 먹고, 수염을 깎지 않는 프로 선수들같이.
저자는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더욱 운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름 현실에서 노력은 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무작위성에 의해 발생하는 운의 퍼센티지를 인정해야 내게 오는 무작위적 사건을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운을 기회로 만드는 사람의 특징은 낙관적 기대를 하면서 주변에 주의를 기울인다. 불운하다고 한탄하고 숨어 있고 움츠려 있지 않고 내 앞에 펼쳐질 무작위적 사건들에 기대를 갖고 열린 마음으로 관찰하며 기회가 오나 눈과 귀를 기울이다 잘 낚아채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저 사람은 참 운이 좋아”라고 할 만한 사람은 가만히 누워서 좋은 일이 벌어지기를 눈 감고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탐색하며 우연히 벌어지는 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회가 열리면 망설이지 않고 올라타 보는 사람이다. 결국 행운은 부단한 노력과 무작위적 기회의 조합이다. 이런 경험을 해본 운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일수록 삶을 낙관적으로 보고, 고난에 빠져도 불운을 한탄하기보다 다음엔 다를 것이라 믿는다.
90% 준비된 사람에게는 10%의 운만 있으면 되지만, 10%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90%의 운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꾸로 운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은 준비가 덜 된 사람일 때가 많다. 그런 사람에게는 노력이 훨씬 필요하다. 그리고 90% 준비된 사람은 노력이 익숙하겠지만, 거기서부터는 운의 영역을 믿어야 삶에 숨통이 트인다. 그게 양쪽 모두가 기회를 얻을 방식이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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