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대면 처방 금지 ‘의료용 마약류’…한 달간 842건이나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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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의사들이 비대면진료 때 처방이 금지된 의료용 마약류를 지난 6월 시범사업 한달간 842건이나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실에 제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급여의약품 처방 현황'을 21일 보면, 6월 한달간 처방된 마약류(건강보험 비급여 제외) 가운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수가가 적용된 건은 마약 8건, 향정신성의약품 834건 등 모두 842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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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범사업 때 불법처방 드러나
“환자가 앱에 원하는 약 적으면
의사가 그대로 처방 사례 많아”
병·의원 의사들이 비대면진료 때 처방이 금지된 의료용 마약류를 지난 6월 시범사업 한달간 842건이나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달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을 끝내고 비대면진료 초진 허용 대상 확대 등을 검토하는 가운데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실에 제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급여의약품 처방 현황’을 21일 보면, 6월 한달간 처방된 마약류(건강보험 비급여 제외) 가운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수가가 적용된 건은 마약 8건, 향정신성의약품 834건 등 모두 842건이었다. 의료용 마약류는 마취제, 진통제, 최면진정제, 항불안제, 식욕억제제, 항뇌전증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등이다. 성분으로는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졸피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의약품은 부작용이 크고 불법 투약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어 의사에게 대면으로 처방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서도 처방이 금지됐지만, 실제로는 처방이 이뤄진 것이다.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한시적으로 질환 종류나 진료과목에 관계없이 초진부터 허용되다가, 지난 6~8월 시범사업 동안엔 섬·벽지 거주자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재진을 원칙으로 시행됐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 회장은 “환자가 비대면진료 앱에서 원하는 약을 적으면 초진이고 처방일수 제한을 초과하는 양을 요구하더라도 의사가 그대로 처방해주는 등 계도기간 동안 지침을 어긴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이 지침을 지키더라도 현행 비대면진료에서는 본인 확인이 어려워 환자가 의약품 오남용을 목적으로 대리처방을 하는 경우 걸러내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진료 때 본인 확인 수단으로 ‘본인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을 활용해 화상 통화를 통해 얼굴과 대조(재진은 이름, 주민등록번호 확인으로 대체 가능)’, ‘진료 전 신분 확인 가능 서류를 의료기관에 제출’ 등 예시를 주고 여건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실시하라고 설명한다.
비대면진료 방식은 화상 통화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음성 통화도 허용되지만, 지난달 대한의사협회 설문조사에서 시범사업 참여 의사86.9%는 음성 통화로 진료한다고 답했다. 화상 통화로 진료한다는 응답은 26.5%(복수응답 가능)에 그쳤다.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은 “현재 본인 확인 방식이 허술해 의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환자가 아닌 초진 환자, 재진이지만 잘 모르는 환자 등은 본인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면진료 앱을 통해 이미지 파일로 처방전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약사들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환자나 가족이 같은 처방전을 여러 장 뽑아 여러 약국에서 약을 타거나 포토샵 등으로 처방전을 조작해도 알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 회장은 “현행 비대면진료에서는 약사가 처방전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와 일부 비급여 의약품의 오남용은 비대면진료를 통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계도기간이 8월로 끝남에 따라 이달부턴 지침 위반 때 급여 청구액 삭감 등 제재를 할 계획이다.
김윤주 천호성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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