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사망 1년,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사람IN]

김동인 기자 2023. 9. 2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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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이라고 불린 악성 임대인 김대성이 사망한 지 1년 가까이 지났다.

특히 김대성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망한 김대성의 4촌 혈족이 상속을 포기해야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고 경매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는 친족이 있어 피해 구제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이 늦춰지는 김대성 전세사기 피해자 문제 외에도 신탁사기 피해, 피해 주택 관리 방치 문제, 미약한 금융지원 문제 등이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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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이 주목한 이 주의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이야기에서 여운을 음미해보세요.
ⓒ시사IN 박미소

‘빌라왕’이라고 불린 악성 임대인 김대성이 사망한 지 1년 가까이 지났다. 경찰이 파악한 '김대성 전세사기' 피해자는 1669명, 피해액은 총 3280억원에 달한다. 이철빈씨(29)도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2021년 11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임대인(김대성)이 가입하는 조건으로 서울 송파구 한 빌라에 전세로 들어갔다. 그러나 약속은 거짓이었고, 연락이 두절된 임대인 김대성은 지난해 10월 사망한 채 발견됐다. 황망함도 잠시, 우후죽순 늘어나는 피해자들 사이에서 이씨는 중심을 잡아야 했다. 공간 대여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터라 그나마 부동산 관련 제도에 눈이 밝은 편이었다. 피해자들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다른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들과도 연대하며 1년을 보냈다.

이철빈씨는 현재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피해자들과 온라인으로 회의하는 일상을 보낸다. 지난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대전·대구·부산 등지에서 새로운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구제할 대책도 요원하다. 특히 김대성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망한 김대성의 4촌 혈족이 상속을 포기해야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고 경매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는 친족이 있어 피해 구제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씨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답답함을 호소한다”라고 전했다.

전국대책위는 현재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구제받기 어려운 피해자가 많다.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이 늦춰지는 김대성 전세사기 피해자 문제 외에도 신탁사기 피해, 피해 주택 관리 방치 문제, 미약한 금융지원 문제 등이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고 있다. 이철빈씨는 보증금 채권 매입을 통한 전세사기 피해 구제 등 좀 더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보낸 지난 1년을 이철빈씨는 “불꽃처럼 살았다”라고 표현한다. 본인도 전세사기 피해자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먼저 연대의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상반기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전세사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씨와 전국대책위는 가을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있다. 정치가 답해야 할 순간이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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