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내놓느니 비워둔다?…'텅텅' 가로수길, 임대료 안 내리는 이유[부릿지]

조성준 기자, 공하은 PD, 김아연 PD, 신선용 디자이너 2023. 9. 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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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명동, 홍대 등 주요 상권은 다양한 외국어로 가득하다. 50%가 넘어갔던 명동의 공실률은 최근 급감하며, 오프라인 상권의 회복 신호는 뚜렷해졌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 상반된 곳이 있다. 가로수길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공실률이 늘어났다. 거리를 찾은 관광객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이 공실의 근본 원인은 그간 높아진 임대료와 타협하지 않는 건물주 때문이라고 하는데,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강남 가로수길의 공실 실태와 상권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안녕하세요. 부릿지 조성준입니다. 오늘은 신사역 가로수길에 나왔습니다. 무슨무슨길의 시초로 불리는 이곳 현장에 나온 이유. 바로 상권의 부진으로 인해 뒤에 보이시는 것처럼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상권이 부진한 것은 이곳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빠지기 시작한 상점은 권리금이 다 사라질 때까지 채워지지 못하고 이렇게 빈 공간으로 남은 것인데요. 특이한 점은 가로수길의 바로 골목 하나 차이가 나는 일명 '세로수길' 상권은 온종일 거리를 찾는 사람들로 바글거린다는 겁니다.

2~3년 사이 골목 하나를 두고 갈라진 상권의 명암. 어떤 이유인지 부릿지가 알아봤습니다.
텅텅 빈 '가로수길', 핫플된 '세로수길' 이유는?
가로수길은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로 12길에서 도산대로 13길까지의 거리를 말합니다. 2020년부로 이 골목은 법정 도로명 '가로수길'로 변경됐습니다. 그만큼 가로수길 상권의 위용은 높았죠.

이 상권 혁신의 정점은 바로 2018년 1월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의 개장이었죠. 하지만 상권은 이때를 최고점으로 쇠락의 길에 접어듭니다. 불과 2년 뒤인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기 시작하죠.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고통받는 시대였다곤 하지만, 가로수길은 높이 올랐던 만큼 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막대한 임대료를 내면서도 마케팅 효과를 기대했던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도 오프라인 마케팅의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가로수길을 떠나기 시작하죠.

쿠시먼웨이크앤필드가 2023년 2분기까지 서울 리테일 시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36.5%입니다. 1분기 공실률은 37.9%까지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상권 쇠락을 같이 겪었던 명동은 최근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죠. 반면, 가로수길은 7.8%p(2022년 2분기 공실률 28.7%) 상승했습니다.

더욱 눈여겨볼 점은 가로수길 상권이 주도로와 최근 주목 받은 세로수길과의 차이도 보인다는 것이죠.

가로수길을 찾아오신 분 중. 텅텅 빈 메인도로와 달리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른 길은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을 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골목은 일명 '세로수길'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가로수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공실로 가득한 가로수길 주도로가 아닌 세로수길로 발길을 옮깁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임대료 차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로수길의 임대료는 2010년대 들어 급증했습니다.

가로수길 메인도로의 한 공실 상가 매물은 현재 보증금 15억에 월세 1억으로 확인됩니다. 지하 1층에서 2층까지 통임대 조건이라곤 해도 개인이 감당하긴 어려운 수준입니다. 바로 건너편의 상가도 보증금 20억, 월세 1억원에 1~3층 통임대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죠. 이들의 평당 임대료는 60~70만원 대 수준입니다. 애플스토어 바로 옆 12평 상가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0만원입니다. 평당 임대료가 125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죠.

공실 상황이 심각함에도 소유주들이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건물 가치 하락 문제입니다. 앞서 부릿지가 살펴본 강남역 1층 공실 상황과 유사하죠.

실제 가로수길 빌딩의 가치는 2010년대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가로수길 메인 도로 일대의 2017년 공시지가는 1882만원/㎡에서 2023년 기준 4284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부 임대료를 낮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소유주들은 본인들이 요구하는 임대료나 조건에 맞지 않으면 임차인을 아예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조성준
촬영 공하은, 김아연 PD
편집 공하은 PD
디자이너 신선용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공하은 PD kolisu0529@mt.co.kr 김아연 PD ayeon_28@mt.co.kr 신선용 디자이너 sy05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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