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기후변화 대응 위해 가축에도 ‘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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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같은 반추 가축도 일종의 '김치'를 먹는다는 것을 아시는지? 여기서 김치란 '사일리지'를 말한다.
사일리지는 높은 수분을 함유한 생초를 혐기 상태에서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신선한 풀이 나오지 않는 계절에도 양질의 조사료를 소에 급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연구 결과 헤테로형 유산균을 첨가한 사일리지의 부패 속도는 첨가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73% 억제됐고, 부패와 관련된 효모의 수는 7분의 1, 곰팡이는 3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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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같은 반추 가축도 일종의 ‘김치’를 먹는다는 것을 아시는지? 여기서 김치란 ‘사일리지’를 말한다. 사일리지는 높은 수분을 함유한 생초를 혐기 상태에서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신선한 풀이 나오지 않는 계절에도 양질의 조사료를 소에 급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잦은 비와 높은 기온의 아열대성 기후는 사일리지의 이상발효나 개봉 후 빠른 부패를 야기해 큰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이에 기후변화 상황에서 사일리지의 안전성을 증진하는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일리지를 제조할 때 원만한 발효를 위해 미생물 첨가제를 이용한다. 이때 주로 이용하는 미생물이 유산균인데, 유산균은 발효 특성에 따라 호모형과 헤테로형으로 나뉜다. 호모형 유산균(L.plantarum, L.casei 등)은 산도 하강의 주요인인 젖산의 생성량이 많아 사일리지의 산성화가 빠르고, 이로써 유해균들의 활동을 억제해 사일리지 상태를 안정적으로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기에 노출되면 젖산이 유해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부패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반면 헤테로형 유산균(L.buchneri, L.brevis 등)은 젖산을 이용해 초산과 프로피온산을 생성하는 유산균이다. 젖산을 생산하는 양이 호모형 유산균에 비해 적어 산성화는 느리지만, 유해균 증식을 억제해 사일리지가 공기에 노출되더라도 부패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해외 연구 결과 헤테로형 유산균을 첨가한 사일리지의 부패 속도는 첨가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73% 억제됐고, 부패와 관련된 효모의 수는 7분의 1, 곰팡이는 3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염된 먹이 급여로 생기는 가축의 소화기 질병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일리지의 빠른 안정화를 포기할 수 없다면 호모형과 헤테로형 유산균을 혼합한 접종도 한 방법이다. 여러 연구에서 혼합 유산균 접종법은 한가지 유산균만 접종한 것에 비해 효과가 일부 감소하지만 각 균주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이때 너무 많은 종류의 유산균을 섞지 말아야 한다. 유산균의 생존 경쟁 과정에서 농가 의도와는 다르게 유익균이 도태될 수 있어서다.
마지막으로 사일리지 접종균으로서 효모균은 피해야 한다. 효모균은 호기성 미생물로 산 저감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일리지 개봉 후 유해균 증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축산업 종사자라면 기후변화로 갖은 어려움을 겪었을 올 한해도 하반기로 접어들었다.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우리 농민도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신 농촌진흥청 동물영양생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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