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쥐의 울음소리 들리자 어미에게선 ‘사랑의 호르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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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의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어미 쥐의 신경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끼의 고통을 청각 정보를 통해 인지한 어미가 어떻게 모성행동을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뇌 작용을 확인한 것이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새끼 쥐가 우는 동안 어미 쥐 뇌의 시상하부 부분에서 신경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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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해 들려주면 옥시토신 증가
산후 우울증 개선 약물 개발 기대
로버트 프롬케 미국 뉴욕대 신경과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어미 쥐가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 ‘옥시토신’이란 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를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뇌 시상하부에 위치한 신경세포에서 합성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주로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일명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린다. 앞선 연구에선 옥시토신이 동물의 모성 행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일부 확인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으로 다양한 모성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청각 정보를 통해 새끼의 고통을 인지한 어미에게서도 옥시토신 반응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들은 어미 쥐의 신경세포 활성 양상을 광도측정법으로 읽어냈다. 어미 쥐의 뇌에 형광물질을 주입한 뒤 광섬유와 연결해 형광 신호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특정 생체 신호가 바뀔 때 형광의 밝기 변화를 읽어낸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새끼 쥐가 우는 동안 어미 쥐 뇌의 시상하부 부분에서 신경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포착했다. 다만 옥시토신은 즉각적으로 분비되진 않고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은 뒤에야 어미 쥐의 뇌 속에서 증가했다. 새끼 쥐의 고통을 단번에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보가 축적된 후 호르몬 활동이 일어난 셈이다.
연구팀은 또 옥시토신이 청각 정보에 대한 의식적인 반응을 처리하는 뇌의 주요 부위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대신 감각 정보를 받아들인 뒤 다른 뇌의 부위로 전달하는 시상하부 뒤쪽을 통해 활성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옥시토신 작용이 시간이 지나도 어미 쥐가 새끼 쥐를 계속해서 보살필 수 있도록 모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모성과 관련한 옥시토신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출산 후 우울증을 겪는 산모 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 개발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성 행동은 아니지만 옥시토신이 동물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는 또 있다. 포르투갈 응용심리대 연구팀은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동료의 고통을 목격한 물고기에게서 옥시토신 분비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물고기도 동료의 고통을 함께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으로 삼은 제브라피시를 두 무리로 나눈 뒤, 한 무리는 어항의 모래톱과 수초를 교체해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도록 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경직 증상을 보이는 동료들을 본 제브라피시에게선 옥시토신이 급격히 분비되면서 고통을 받는 동료 쪽으로 움직이는 행동 양상이 나타났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옥시토신의 분비를 차단한 제브라피시들에게선 이러한 행동이 관찰되지 않았다. 동료의 고통에 공감하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물들에겐 공통적으로 옥시토신 분비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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