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중진의乙을위한변명] 험한 세상 건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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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봇짐장수가 등에 짐을 가득 지고 호젓한 산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 일을 마친 그는 다시 봇짐을 메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봇짐장수가 같은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봇짐장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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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짐을 메고 다시 길을 떠나려던 그는 나무 뒤에 남아있는 흔적이 영 찜찜했습니다. 다시 봇짐을 내려놓았지요. 그리고 주위에 있는 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 일을 마친 그는 다시 봇짐을 메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아주 조그마한 돌무덤이 남았지요.
그로부터 몇 달 후 봇짐장수가 같은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던 그는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무언가에 돌을 하나 얹고는 두 손 모아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본 것이지요.
‘예전에는 없었는데…’라고 생각하며 자세히 보다가 그만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자리가 바로 자신이 몇 달 전에 만들어 놓은 돌무덤이었거든요. 아주 자그마했던 돌무덤이 몇 달 사이에 눈덩이처럼 커져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자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거기에 대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봇짐장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위해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돌무덤이 집채만큼 커졌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거기에 대고 절까지 하고 있었으니까요. 따지고 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싸놓은 것에 대고 무언가를 소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때로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어버립니다. 특히 갑(甲)처럼 보이는 유명인에 대해서는 환상을 가지기도 하지요. 드라마나 영화 속의 캐릭터를 그 사람의 실제 모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 누군가의 인격이 아닌 지위와 직업에 존경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실체가 아닌 겉모습에 대한 환상이나 동경이 깨졌을 때 실망을 넘어 분노, 나아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돌무덤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큰 나무 아래 돌무덤이라는 형식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개미로 대표되는 을(乙)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풍문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대신 기업의 실적과 같은 실체를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험한 세상을 제대로 건너는 방법 아닐까요.
양중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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