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마약' 유아인, 두 번째 영장도 기각…法 "구속 필요성 부족"

"마약투약 관련 증거 상당 부분 확보…대마 권유·증거인멸 교사 다툼 여지 있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영장이 또다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유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프로포폴 투약, 수면제 불법 매수 관련 범행의 상당 부분과 대마 흡연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관련 증거는 상당 부분 확보돼 있다"며 "김모씨에게 대마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지만 교사에 이를 정도인지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증거인멸교사 부분은 피의자가 박모씨에게 휴대폰을 지우라고 이야기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같은 얘기를 한 것인지, 박씨가 삭제한 근거가 무엇인지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유씨가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한 점을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함께 구속심사를 받은 최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아울러 유씨의 마약 투약 공범으로 지목된 유튜버 양모씨를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를 받는 패션브랜드 대표 박씨에 대한 영장도 기각됐다.

유씨는 지난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 목적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약 200차례에 걸쳐 5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또 타인 명의로 수면제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있다.

6월 불구속 상태로 유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 끝에 그가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를 추가로 적발했다. 최씨 역시 유씨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구속영장 기각 후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며 두 번째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증거인멸과 대마 흡연 강요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며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