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마약’ 유아인,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상습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고, 범행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21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유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경찰 수사를 받던 지난 5월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됐었다. 검찰이 이날 유씨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한 공범 최모씨도 영장이 기각됐다.

윤 부장판사는 유씨의 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씨가 자신의 대마 흡연 범행을 인정하고 관련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돼있는 점, 유씨의 증거인멸 범행 등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3개월간의 보완 수사를 거쳐 유씨가 지인에게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을 추가했지만, 법원은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최씨에 대해서도 “일부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비교적 성실하게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에 응한 사정에 비추어 도망의 우려가 낮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200회가량에 걸쳐 투약했다고 한다. 또 수십회에 걸쳐 타인의 명의를 빌려 수면제 1000정가량을 불법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엔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코카인‧대마 등을 투약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씨가 미국에서 마약 투약 경험이 없는 지인 A씨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최씨는 유씨와 본인의 마약 투약을 은폐하기 위해 A씨에게 “수사 당시 진술을 뒤집으라”며 협박하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다만 윤 부장판사는 이에 대해 “유씨가 대마 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지만, 이 행위가 대마 흡연 ’교사’에 이르는지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뒤, 증거를 삭제하고 사건 관계인을 도피시킨 혐의를 받는 박모씨도 이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윤 부장판사는 “유씨가 박씨에게 어떤 증거의 삭제를 지시했는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박씨가 삭제한 자료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삭제한 부분이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한 증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