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1일 1클래식 듣기…현대 사회 클래식의 가치는?

문별님 작가 2023. 9. 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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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울리는 계절, 가을입니다. 


클래식을 즐기고는 싶은데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루에 딱 한 곡씩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조희창 음악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최근에 매일매일 그날의 클래식을 한 곡씩 추천하고 또 들어보는 내용의 책을 내셨다고요.


어떤 내용입니까?


조희창 음악평론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하루에 음악을 선정하고 그리고 추천하고 해설해 놓은 책입니다. 


사실 오늘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오늘 오늘이 모여서 한 주가 되고 또 한 달이 되고 그렇게 시간이 물처럼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그 하루를 음악으로 장식할 수 있다면 좀 더 하루가 근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습니다. 


마치 하루에 한 단어 또는 한 문장 공부하는 것처럼 그렇게 한 곡씩 들어 나간다면 언젠가 자기의 클래식 플레이리스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예, 사실 그동안 이 클래식을 추천하는 책들이 많이 있었는데 혹시 이 책만의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조희창 음악평론가 

이 책은 기본적으로 365일 동안에 그 각각의 날에 벌어진 음악적인 사건들을 좀 추려봤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 이야기가 굉장히 풍성해지죠. 


그걸 토대로 그날에 음악을 선정을 했어요. 


물론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처럼 유명한 작곡가의 곡이 좀 많아지는 건 맞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잘 모르는 작곡가들 최대한 포진시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라수스 같은 고전음악 작곡가, 탄둔 같은 현대음악 아니면 윤이상이나 진은숙 같은 한국 작곡가까지 모아서 넣고 이것을 다시 큐알 코드로 들을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이 큐알 코드가 중요한 게 어떤 음악을 선정해도 유튜브 같은 데 들어가면 너무 많은 자료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수고를 좀 덜어주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음악을 한 달 단위로 모아서 들을 수 있게끔 유튜브 채널도 설정해 놓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하루하루의 음악을 통해서 의미를 부여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오늘 9월 21일입니다. 


오늘과 어울리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조희창 음악평론가 

오늘 날짜 책을 뒤져보면 4가지 사건을 제가 기록해놨는데 오늘은 브람스가 처음으로 피아노 무대 연주를 연 날이고 그리고 스트라빈스키라는 작곡가가 망명했다가 무려 48년 만에 모스크바에 방문한 날이고 또 거스테이브 홀스트 아우구스트 빌헬미가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빌헬미에 초점을 맞췄죠.


책에는 'G현만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제목을 달았는데 그래서 바흐-빌헬미의 <G선상의 아리아>라는 작품을 선정해 놨습니다. 


바흐야 음악의 아버지니까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고 빌헬미라는 이 작곡가이자 바이올리스트는 당시 당대의 바이올린의 명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중에 나오는 아리아를 자기 식으로 편곡해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만들어 놓았죠. 


물론 바흐곡도 원곡도 좋지만 이 곡 또한 듣는 맛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뭐 편곡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죠.


서현아 앵커 

예, 정말 아름다운 곡인데 이런 설명과 함께 들으니까 또 더 의미가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클래식 초심자들에게 추천하시는 곡이 있을까요?


조희창 음악평론가 

일단 금방 들으신 G선상의 아리아처럼 아름답고 짧은 소품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죠. 


클래식에는 예를 들자면 슈베르트의 즉흥곡, 맨델스존의 무언가, 쇼팽의 왈츠 같이 아름답고 멋진 소품들이 수천 곡이 돼요. 


거기서부터 한 걸음씩 들어가면 좋겠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걸 드라마로 들었건 친구한테 추천받았건 그 곡이 뭘까 어떤 곡일까 하는 호기심이 필요하죠. 


호기심이 없으면 어떤 걸작도 어떤 예술 작품도 들어갈 틈이 없겠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그 대신 돌아온 보상이 아주 수십 배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클래식을 조금은 어렵게 느끼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어떻게 접하고 배우느냐에 따라서 또 친밀도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클래식을 우리 교육에서는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요?


조희창 음악평론가 

일단 클래식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는 경우가 있죠. 


어렵다, 지루하다, 잘 모르겠다 등등이 있는데 이런 식의 거부 반응은 비단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고전, 소설, 철학, 역사 등등의 그런 인문 교양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의 복용법을 미리 좀 알려드리는 게 필요하다 싶은데 첫 숟갈에 배부르지 않다 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클래식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듣는 시간도 길고 뭐 또 단어도 복잡한 것이 많고 한데 그것을 넘어가면은 정말 큰 세계가 열립니다. 


처음 들을 때 가슴에 콱 꽂히지 않는 그런 곡도 있는 거죠. 


마치 처음 만나자마자 정드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은 좀 사귀어보니까 그 친구 정말 괜찮은 친구야 하는 것처럼 클래식은 그런 세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클래식은 엉덩이로 듣는 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을 버티고 시간을 이렇게 진행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겠죠.


서현아 앵커 

시간을 투자하면 더 큰 기쁨을 준다. 


사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음악들이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클래식만이 가지는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조희창 음악평론가 

그래서 파스칼 키냐르라는 작가가 쓴 책 중에서 <세상의 모든 아침>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아침은 오지만 한 번 지나간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그래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하루라면 저는 무엇보다도 그 시간에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만큼 편안하게 그리고 우리를 위로해 주는 친구가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클래식이라는 말에 대해서 조금 생각을 다르게 볼 필요가 있는데 그냥 우리 클래식 하면 그냥 오래된 것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러지 말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음악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에 수없이 많은 곡들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이 클래식 곡들은 그 세월을 버텨서 살아남은 음악들인 거죠. 


그 속엔 우리가 알든 모르든 엄청난 힘과 가치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 세계로 발을 한번 들여보시면 생활이 훨씬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제 책이 그 좁쌀만한 역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오랜 세월을 버텨온 음악 클래식과 함께라면 이 가을을 조금 더 풍성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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