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탈북과정 담은 방탈출 ‘덴바람 마파람’ 기획

박귀빈 기자 2023. 9. 2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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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탈북민 인권 개선 위해 노력할 것”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을 알리기 위한 방탈출 프로그램인 ‘덴바람마파람’ 개막식에서 시민들이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장용준기자

 

“북한이탈주민들의 탈북 과정을 체험해보면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21일 오전 11시께 인천 남동구 애뜰광장. ‘방탈출 덴바람 마파람’이라고 적힌 컨테이너 박스 안. 여러 칸으로 나뉜 이곳에는 북한이탈주민 ‘향’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평양에 살고 있는 향의 아버지가 당을 비판하는 것을 발각, 무선으로 쫓겨난 향은 힘든 생활을 이어가면서 탈북을 결심하는 과정을 방탈출 게임으로 표현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향의 아버지가 노동 교화소로 들어가면서 시작한다. ‘위대한 장군님 만세!’라는 현수막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형법’이 붙어있는 곳을 지나면 이야기의 주인공 ‘향’의 방이 나온다. 약간의 인테리어와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액자가 붙어있는 모습은 북한에서는 흔한 일이다.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을 알리기 위한 방탈출 프로그램인 ‘덴바람마파람’ 개막식에서 시민들이 방탈출 체험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나무로 만들어놓은 감옥을 지나다보면 긴 강이 나온다. 볼풀공으로 만들어놓은 긴 강과 우거진 숲은 탈북 과정에서의 고됨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길을 지나다보면 중국에서 타는 기차가 나온다. 이 기차를 타고 태국으로 이동,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서울에서 방탈출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북한이탈주민인 안희정씨(46)는 “탈북한지 17년인데, 방탈출을 하면서 내가 살아온 길을 다시 되짚어볼 수 있었다”며 “나도 태국 거쳐서 힘들게 왔는데 위로가 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인천시민 전상기씨(24)도 이번 체험에 참여했다. 전씨는 “방탈출 게임을 하면서 탈북민들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북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강화와 함께 탈북민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통일부와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마련한 탈북민들의 탈북 과정을 담은 방탈출 ‘덴바람 마파람’이 인천 남동구 애뜰광장에 자리잡았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덴바람 마파람’이란 북쪽에서 부는 바람과 남쪽에서 부는 바람을 뜻한다. 남과 북의 바람이 일어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고, 남쪽에서의 자유를 보낸다라는 취지의 의미다.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방탈출 게임을 통한 탈북의 과정을 널리 알리는 것이 북한과 남한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 주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목숨을 건 탈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뜻깊고 의미있는 행사가 인천에 들어와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북한 인권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인천 지역의 북한이탈주민 현황은 2천902명에 이른다. 현재 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 건강지원 등의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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