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고령화·코로나 확산… 작년 사망 37만명 ‘역대 최대’ [뉴스 투데이]
전년비 사망 17.4% 늘어… 평년의 7배
1위 암·2위 심장질환… 코로나가 3위로
알츠하이머·고혈압 등 고령질환 사망 ↑
10~30대 사망원인 ‘극단선택’ 가장 많아
사망자 3.2% 줄었지만 OECD 1위 여전
21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전년 대비 5만5259명(17.4%) 증가했다. 이는 1983년 사망원인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이다. 17.4%라는 증가폭 또한 직전 5개년 평균 증가율이 2.5%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이 처음으로 전체 사망자의 과반(53.8%)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종 대유행으로 고령층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총 3만1280명으로 전년보다 521.9%나 늘며 최초로 10대 사망원인(3위)에 포함됐다. 코로나19 사망자 중 65.6%가 고령층(80세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관련도가 높은 폐렴 사망자 수도 2만6710명으로 17.1% 증가했다.
급격한 고령화 역시 사망자 증가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사망자 수는 1만1624명으로 1년 전보다 45.4%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해선 247.4%나 급증했다. 순환계통 질환(고혈압성·심장·뇌혈관 질환 등) 사망자 수도 전년보다 10.7% 늘어난 6만9033명으로 집계됐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7만여명이라는 이례적인 사망자 수는 코로나19와 급격한 고령화가 겹치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진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이 줄어들 테지만 고령화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와 여자 모두 상위 5대 사망원인(암, 심장질환, 코로나19, 폐렴, 뇌혈관질환)의 순서에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상위 6∼10위의 순서에서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자살 사망률이 35.3명으로 6위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절반 이하인 15.1명으로 10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 알츠하이머 사망률이 31.8명으로 사망원인 6위를 기록했지만, 남성은 그 절반 이하인 13.5명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남성이 16.7명으로 여성(3.0명)의 5.7배에 달했고, 치매 사망률의 경우 여성이 38.0명으로 남성(17.1명)보다 2.2배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었고 40대부터는 암이 가장 높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 20대와 30대 자살 사망자 수는 각각 9.2%, 7.2% 줄어들었고 10대는 0.6% 증가했다.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906명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으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10.5%나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8개국 중 사망률 1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의 OECD 표준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2.6명으로 회원국 중 유일하게 20명을 웃돌았다. OECD 평균은 10.6명이었다.
시도별 사망자 수는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이 5만5296명으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사망률로는 전남(1147.0명), 경북(1068.0명), 전북(1007.4명) 등 고령층 인구가 많은 지방이 서울(589.6명)을 압도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Copyright©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