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도 끄떡없는 럭셔리 캐리어…글로벌 여행객의 고품격 파트너

한경제 2023. 9. 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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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슈트케이스 브랜드 리모와
1898년 탄생한 '독일 캐리어 회사'
화재 계기로 알루미늄 케이스 개발
'그루브 무늬'는 캐리어의 상징으로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125년 성장
블랙핑크 로제·음바페 등과 캠페인


여행은 일상이 낭만이 되는 과정이다. 여행객은 준비할 때부터 설렘을 느낀다. 어디로 떠날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며 슈트케이스에 짐을 챙기는 과정은 여행의 한 페이지를 구성한다.

슈트케이스가 여행, 특히 해외여행의 상징으로 떠오른 건 1930년대부터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민간 항공기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용 제트기나 전용 크루즈선을 타고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는 ‘제트세트(jet-set)족’은 고급 슈트케이스를 지니고 다녔다. 1898년 독일 쾰른에서 탄생한 리모와(RIMOWA)는 고품질의 소재와 상징적인 무늬 개발 등 끝없는 혁신을 통해 상류층의 럭셔리 슈트케이스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화재가 만든 혁신…상류층의 럭셔리로


리모와의 역사는 1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파울 모르스첵은 1898년 독일 쾰른에 여행용 트렁크 전문 회사를 차렸다. 초기엔 나무나 가죽으로 만든 트렁크, 특수 케이스 등을 생산했다. 당시만 해도 마차나 기차가 주요 운송수단이었기 때문에 묵직함은 곧 튼튼함을 의미했다.

리모와는 1937년 획기적인 제품을 선보여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30년 리모와 생산 공장에 큰불이 났을 때의 일이다. 이때 알루미늄 소재만이 화염 속에서도 건재한 모습이었다. 이를 목격한 파울 모르스첵 창업주는 그의 아들 리차드 모르스첵과 함께 불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금속으로 슈트케이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37년 경량 알루미늄 슈트케이스를 세상에 내놨다.

리모와라는 이름도 이때 만들어졌다.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리차드의 이름에서 착안해 ‘리차드 모르스첵 바렌차이헨’(Richard Morszeck Warenzeichen)의 앞 글자를 땄다. 바렌차이헨은 독일어로 ‘상표’를 의미한다. 무게가 가벼워 비행기에 싣기에 부담이 없고, 화재를 잘 견디는 소재로 제작된 리모와 슈트케이스는 세계 상류층 여행객들의 인기 제품이 됐다.

 비행기 기체에서 영감 얻은 ‘그루브 디자인’


소재 혁신으로 리모와의 한 단계 발전을 이끈 리차드 모르스첵은 1950년대에 ‘그루브 디자인’으로 또 한 번 브랜드 위상을 높였다. 그루브 디자인은 슈트케이스에 길게 홈이 파인 디자인이다. 이는 독일의 융커스사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금속 항공기 기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디자인이다. 리모와의 상징이자 오늘날 슈트케이스의 전형이기도 하다. 이 홈은 슈트케이스를 쌓아 보관할 때 케이스가 미끄러지지 않게 해 내용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케이스 표면에 잔상처가 덜 나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알루미늄 소재에 그루브 디자인을 적용한 리모와 제품은 전 세계 여행객, 예술가의 사랑을 받으며 럭셔리 슈트케이스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케이스의 흠집조차도 여행의 추억이라고 말하는 그들. 리모와의 슈트케이스는 평생의 여행 파트너라고 말하는 그들. 리모와는 말한다. “모든 가방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Every case tells a story)”고.

 영하 40도~영상 125도 견디는 ‘에션셜 라인’

21세기 들어 리모와는 다시 한번 소재를 업그레이드한다. 알루미늄보다 더 가볍고 더 튼튼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에센셜 라인’을 2000년 출시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알루미늄과 달리 다양한 색상으로 제작할 수 있어 개개인의 취향을 최대한 맞출 수 있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125도의 온도까지 견딜 수 있다는 장점도 보유했다.

사용자를 고려한 세부 부품 개발도 이어갔다. 슈트케이스에 세계 최초로 방수 기능을 추가했다. 자유롭게 방향 전환이 가능한 ‘볼 베어링 멀티 휠 롤러 시스템’을 채택했다. 슈트케이스 바퀴가 360도 돌아가기 때문에 손목에 부담이 덜하다.

 “발전은 곧 여정이다”

리모와는 캠페인을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 리모와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만큼 최근 몇 년간 발전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사들과 협업해왔다. 이달 초에는 ‘네버 스틸’ 네 번째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아이콘 세 명과 함께 진행한 캠페인을 공개했다. 글로벌 인기 가수인 블랙핑크의 로제, 축구 천재 킬리언 음바페, 포뮬러원(F1) 세계 챔피언 7관왕 루이스 해밀턴이 등장했다. 현재 성수동 곳곳의 대형 건물 외벽을 화려하게 뒤덮고 있는 것도 이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들은 리모와 발전을 위한 도전 과정을 여행에 빗댄다. 세 명의 아이콘이 각각 등장하는 세 개의 영상에서 리모와는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들이 어디로 나아가는지, 왜 나아가는지를 설명한다.

음바페의 영상에는 음바페가 자신의 재단 ‘Inspired by KM’ 학생들과 함께 파리의 클래식 콘서트홀 ‘필하모니 드 파리’를 방문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음바페가 다음 세대의 청소년과 함께함으로써 그가 만들어내는 변화의 물결을 캠페인에 담았다.

“여행의 경험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루이스 해밀턴은 카레이서가 아닌 여행객으로 등장한다. 그의 시선에서 본 멕시코시티를 소개한다. 영상 속 음악은 ‘인터스텔라’ 등 21세기 영화산업에 큰 획을 긋고 있는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가 맡았다. 리모와 제품·마케팅 수석 부사장인 에밀리 드 비티스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의 여행이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목적의식으로 충만한 여행을 향한 우리의 정신을 이번 캠페인에 담았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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