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이란 핵 가지면 사우디도 가진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9. 21.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폭스뉴스와 이례적 인터뷰
"바이든과 가까운 관계 유지
원유 감산, 러 위한 것 아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역내 경쟁 국가인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사우디도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빈살만 왕세자는 이란의 핵 보유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가지면 안보상 이유와 힘의 균형 때문에 우리도 보유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국가든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우려하고, 그것은 아주 나쁜 움직임"이라며 "핵무기 보유는 전 세계와 전쟁하겠다는 것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기에 가질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세계는 또 하나의 히로시마를 보길 원하지 않는다"며 "만약 10만명의 죽음을 보게 된다면 다른 모든 세계와 전쟁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억류된 미국인 5명을 풀어주며 한국에서 받은 동결 자산 60억달러에 대해 긍정적 방향이라면서도 이란이 이 자금을 핵 개발이 아닌 세계를 위해 좋은 목적으로 활용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중동에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수장인 사우디와 이란은 앙숙 관계를 이어오다 2016년부터 국교를 단절한 상태다.

최근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대가로 미국 정부에 한국이나 일본 수준의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가 중단됐다는 관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응에 따라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합의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좋은 삶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협상과 관련해 사우디는 무슬림인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자치 권한을 주는 것조차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석유 감산과 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러시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빈살만 왕세자는 "석유수출국기구(OECD)의 감산 결정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과 복잡한 관계가 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선 연루설을 거듭 부인했다. 다만 빈살만 왕세자는 "이런 종류의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우디 보안 시스템을 개혁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그런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았고, 그것은 사우디가 하는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진영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