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하고 이걸 다 버려?” 넘쳐나는 조화 쓰레기, 대안이 있다 [지구, 뭐래?]

2023. 9.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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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보자.

그리고 유통되는 조화의 절대다수는 중국산이다.

이렇게 한철 쓰고 버려지는 조화 쓰레기들은 소각되거나 수백년간 땅에 묻힐 운명이다.

C씨는 "전엔 생화를 놓기도 했는데 한두 송이만 할 수도 없고 사실 너무 비쌌다"며 "번번이 많은 비용을 쓸 수 없어 조화로 바꿀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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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가 끝난 후 쏟아진 플라스틱조화 쓰레기들. [김해시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조상님이 정말 좋아하실까?”

이 사진을 보자. 놀랄 수도 있다. 이렇게 예쁜 꽃들을 왜 버릴까. 우선 이 꽃은 진짜 꽃이 아니다. 조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꽃들이다.

명절 등이 되면 전국 주요 추모지마다 벌어지는 풍경이다. 새로운 조화를 사곤 기존 조화를 버린다. 진짜가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이니 당연히 썩지도 않는다. 그리고 유통되는 조화의 절대다수는 중국산이다.

달리 표현하면, 조상님과 순국선열의 고마움을 기리고자 ‘중국산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바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한철 쓰고 버려지는 조화 쓰레기들은 소각되거나 수백년간 땅에 묻힐 운명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 몫이다. 조상님은 과연 기뻐하실까?

플라스틱 조화 사용 금지 조치 후 조화가 없는 김해 낙원공원묘원 모습. [김해시청 제공]
플라스틱 조화 금지 조치 전 모습. [김해시청 제공]

추석을 앞두고 있다. 성묘, 추모 준비도 시작할 때다. 우린 왜 조화를 사갈까. 시민에게 물었다. 여러 이유가 나왔다. A씨는 “꽃을 놓지 않으면 성묘를 한 흔적이 없어 보이는 게 크다”고 했다. 마치 후손이 조상을 잊은 양 비치는 게 싫어서다.

B씨는 “일 년에 몇 번 못 가는데 생화는 너무 빨리 시들지 않느냐”며 “시든 꽃이 계속 방치돼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더라”고 했다. C씨는 “전엔 생화를 놓기도 했는데 한두 송이만 할 수도 없고 사실 너무 비쌌다”며 “번번이 많은 비용을 쓸 수 없어 조화로 바꿀까 한다”고 전했다. D씨는 “생화를 사고 싶어도 묘지 인근에선 조화만 판다”고도 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만 연간 버려지는 조화 쓰레기는 약 100t에 달한다. 3~4일꼴로 1t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가 쏟아지는 셈이다.

이 현충원 한 곳에서만 이 정도다. 전국 추모객으로 따지면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 이번 추석 때도 이미 예고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다. 그리고 조화의 절대다수는 중국산(99.8%)이다. 재활용이 전혀 되지 않는 저가의 합성수지 및 철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추석을 앞둔 국립대전현충원에 조화가 빼곡이 놓여 있다. [연합]

여기서 주목할 건 김해시청이다. 김해시는 전국 최초로 공원묘지 내 플라스틱 조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지역 내 공원묘지 4만7000여기 묘지에 있던 플라스틱 조화가 1년여 만에 전량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김해시의 정책이 알려지면서 이후 경기도, 부산시, 울산시, 강원도, 충북, 충남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정책을 검토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엔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았으며 환경시책 우수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김해시청 홈페이지 캡처]

국립대전현충원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추진하고 있는 건 화병 교체. 화병을 작은 크기로 교체해 조화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국회에서도 조화를 일회용품에 포함하고 공원묘지에서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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