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호조에 긴축 장기화···"5%대 고금리 내년까지 유지"
연준 내년말 금리 전망 5.1% 제시
6월 전망때보다 인하폭 0.5%P↓
고용·소비호조 인플레 재점화 우려
월가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커"
2년물 국채금리 17년만에 최고치
예상을 웃도는 미국의 경제성장에 대응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오랫동안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고용과 성장률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까지는 5%대의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연준의 생각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을 5.6%로 유지했다. 반면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올 6월 4.6%에서 이날 5.1%로 끌어올렸다. 금리 인하 폭이 당초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 예상 금리 인하 횟수도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고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기도 내년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도 올 6월 3.4%에서 3.9%로 올렸다. 아울러 이날 처음 공개한 2026년 말 금리 전망치는 2.9%로 제시했다. 적어도 3년 이내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준의 장기 전망치인 2.5%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는 “이번 전망치가 보여주는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제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10년간 봤던 초저금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고금리를 오래 유지하려는 것은 경제성장 추세가 연준의 예측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기존 1.0%에서 2.1%로 2배 이상 올려 잡았다. 3월만 하더라도 연준의 올해 GDP 전망은 0.4%였다. 불과 반년 만에 성장 전망이 침체 수준에서 잠재성장률(약 1.8%)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뒤집힌 것이다. 내년 성장률도 1.1%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 전망 역시 3월 4.5%에서 6월 4.1%에 이어 이번에는 3.8%로 낮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예상보다 더 강한 경제가 의미하는 바는 연준이 금리와 관련해 좀 더 (긴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연준의 정책 기준이 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는 낮아졌지만 고용이나 소비가 호조를 보이는 한 인플레이션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파월 의장은 예상외의 경제 호조 배경에 대해 “가계와 기업의 대차대조표가 생각보다 탄탄해 지출을 지탱했을 수 있다”며 “아울러 중립금리가 더 올랐을 수도 있고 금리가 경제를 누를 만큼 제약적이었던 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인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거나 고금리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월가에서도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OMC 회의 결과 발표 직전 한 행사에 참여해 “금리를 지금보다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4개월 또는 6개월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은 4%에 달할 것이며 많은 이유로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들어 다양한 경제 변수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침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GM·스텔란티스 등 3대 자동차 제조 업체를 대상으로 벌이는 동시 파업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내년 예산안 삭감을 둘러싼 미국 여야의 대치로 다음 달 초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도 살아 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유가 상승 압력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학자금이나 파업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이 신중하고 관망하는 태도를 취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 회견에서 “연착륙이 바로 지금까지 달성하려고 노력해온 목표”라면서도 “연착륙이 기본 시나리오인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신중하게(carefully)’라는 표현을 최소 12번 이상 사용했다. 이에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는 단순히 시장 관리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인상 여지를 두는 것은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라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일 뿐”이라고 봤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금리 인하로 쏠릴 경우 시중금리가 하락해 금융 여건이 완화될 수 있다.
한편 금융시장은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예고에 하락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1.5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7%포인트 상승하면서 5.18%까지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6년 7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라고 전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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