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난 바이든-네타냐후…이스라엘 사법개편 온도 차 확인
바이든 “견제와 균형 가치 유지해야” 발언에
네타냐후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 변함없어”
각종 현안을 놓고 대립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드디어 마주 앉았다. 지난해 12월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약 9개월 만에 성사된 회담이다. 두 정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 등에서 일부 접점을 찾았지만, 이스라엘 사법개편과 유대인 정착촌 확대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온도 차를 보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최우방인 이스라엘 총리가 선출되면 관례에 따라 곧바로 백악관에 초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극우 내각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 강행 처리와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의 이유를 들어 네타냐후 총리와의 만남을 미뤄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과 사우디 등 이스라엘과 상호 이익이 걸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을 잠시 접어뒀다”며 이번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시도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화답했다. 그는 “우리는 사우디와 역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슬람권과 유대 국가의 화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진정한 평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서도 두 정상이 우려의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극우 내각이 밀어붙인 사법개편을 놓고는 신경전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 등 민주주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 두 국가 해법으로 향하는 길을 지키는 방법,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NYT는 ‘민주주의 가치’ 언급이 이스라엘 대법원 권한을 축소한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법개편에 대한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분명히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스라엘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만간 백악관으로 초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첫 만남 장소를 백악관이 아닌 뉴욕을 선택했다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다만 미 고위 관계자는 “날짜 등 어떤 것도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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