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자동차 파업으로 바이든 시험대…“디트로이트 가야” 요구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노동자들의 동시 파업으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역대 가장 ‘노조친화적’ 대통령을 자부하는 그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지난 15일 파업에 돌입하기 전부터 노조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의 임금 대폭 인상과 전기차 전환에 따른 대책 마련 요구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의 야심찬 전기차 산업 구축 목표 달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내에선 파업 현장 방문 계획을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방문에 ‘맞대응’ 차원에서 현장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주 공화당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 불참하는 대신 UAW 소속 ‘빅3’ 노동자들이 있는 디트로이트를 찾아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으로 완성차 업체 노동자들이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며 노동자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UAW는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미시간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대표적인 경합지역이다.
진보 성향 학자인 코넬 웨스트 녹색당 후보가 디트로이트 방문을 앞두고 있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에는 압박 요소다. 웨스트 후보가 파업 현장에서 선전하면 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웨스트 후보 쪽으로 더 이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이 트럼프의 디트로이트 방문에 앞서 노조와의 긴장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업 개시 당일인 15일 디트로이트에 줄리 수 노동장관 대행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히자 노조 측은 협상을 통제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하며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노조 파업이 전기차 전환, 중국과의 경쟁, 미국 내 제조업 부활, 노동 여건 향상 등 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에 담긴 핵심 요소들 간의 갈등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윌리 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WSJ에 “행정부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해 모두의 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자고 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은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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