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순찰 로봇이 집앞에...기업 임대로 전세사기 걱정 ‘뚝’ [르포]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9.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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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스테이트 ‘리마크빌 부산역’ 가보니
부산역 광장 5분 거리…40%는 ‘오션뷰’
시설은 최고·임대료는 주변 대비 비싼편
부산 동구 초량동 ‘리마크빌 부산역’. KT에스테이트가 운영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사진 = 이가람 기자]
“리마크빌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초역세권 입지, 철저한 보안 시스템, 보증금 안심 반환, 호텔급 서비스, 멋진 조망까지. 임대주거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정주영 KT에스테이트 본부장)

KT에스테이트가 기업형 임대주택인 ‘리마크빌 부산역’을 선보였다. 기업형 임대주택이란 개인이 아닌 기업이 소유해 임대하는 주거시설이다. 현재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일 매경닷컴이 찾은 부산 동구 초량동 리마크빌 부산역은 KTX·SRT·부산 지하철 1호선이 정차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부산역 광장으로 나오자마자 대각선으로 리마크빌 특유의 말끔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리마크빌 부산역은 KT그룹의 종합부동산기업인 KT에스테이트가 개발에서 운영까지 직접 담당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전국에서 여섯 번째이자 부산에서 두 번째로 공급하는 프리미엄 오피스텔이기도 하다. 과거 KT 초량지사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0층, 1개동, 총 445가구로 신축됐다. 지난달 14일 입주를 시작해 현재 입주율은 20% 수준이다.

평면타입은 원룸형(전용면적 23·29㎡)과 분리형(전용면적 47·56·59㎡), 투룸형(전용면적 84㎡) 등으로 구성됐다. 오피스텔이라 전용률이 낮은 만큼 동일 면적 아파트와 비교해 좁게 느껴졌다. 주요 수요층은 삼성화재·교통공사 등에 재직 중인 직장인이다. 기본적으로 에어컨·냉장고·인덕션·전자레인지·공기청정기·세탁기·건조기 등 붙박이 가전이 설치돼 있다. 투룸형은 외국인 바이어나 단기 파견 직원 등 특수 수요자를 수용하기 위해 가전뿐만 아니라 식탁·소파·침대 등 가구를 추가로 제공한다.

리마크빌 부산역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역 1번 출구와 맞닿아 있다. 부산역 광장에서 출발한 기자는 부산역 6번 출구로 내려가 지하철역을 가로질러 1번 출구로 올라왔다. 리마크빌 브랜드 간판이 달린 출입구를 통과해 로비로 들어섰다. 걸음이 느린 편이지만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라운지형 로비에는 방역로봇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건물 내·외부 곳곳에서는 비상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모션 감지 기능을 탑재한 폐쇄회로(CC)TV의 렌즈가 반짝였다. KT의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안심보안시스템과 KT에스테이트의 스마트통합관제플랫폼, 24시간 상주 중인 보안요원, 220대에 달하는 CCTV 설치로 사라진 사각지대, 카드키 이용 엘리베이터, 외부인 접근 통제 등을 통해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다. 조만간 순찰용 방범로봇도 도입할 계획이다.

전 재산과 다름없는 보증금을 떼먹힐 우려에서도 자유롭다. 최근 전세사기가 연달아 터지면서 주택시장이 몸살을 앓으면서 임대차계약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임대주택사업자등록이 된 제도권 임대주택은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이 제도권 주택 중에서도 기업형 임대주택은 2%뿐이다. 전체 가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0.7%다.

다만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비싼 편이다. 원룸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6만원, 분리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40만원, 투룸형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으로 결정됐다. 보증금을 높이거나 낮춰 월세를 조정할 수는 없다. 관리비는 평당 1만2000원 수준이다.

오래된 역사답게 주변이 노후해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교통난과 주차난에 시달리는 대표적 혼잡지역인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세대도 전체의 40%에 못 미친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주변 오피스텔과 비교해 임대료가 10~20%가량 높은 것은 맞지만 커뮤니티 시설과 기업특화 서비스를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라며 “정부 정책에 맞춰진 주거시설이기 때문에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률도 1% 미만으로 낮고, 전세사기나 역전세와 같은 이슈에서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마크빌 부산역은 18층 공간 전체를 아파트에 버금가는 커뮤니티시설로 조성했다. 펜트하우스를 지어 고가에 매매할 수 있는 공간을 서비스 영역으로 활용한 것이다. 피트니스센터와 그룹운동(GX)룸, 회의실, 커피머신을 갖춘 스카이라운지, 영상 시청용 스크린과 암막 커튼이 설치될 예정인 멀티룸, 부피가 큰 빨래를 위한 코인세탁실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층에는 북항 바다와 부산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옥상정원도 조성했다. 세대별 개인 창고도 구비돼 있다.

아울러 다양한 입주자 전용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리마크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주민 수요 조사를 거쳐 퍼스널 컬러 컨설팅, 향수 만들기, 바비큐 파티 등 다양한 생활·문화·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거주민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형 임대주택은 펀드나 리츠를 통해 만들어져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을 맞춰야 하는 만큼 운영사가 비용을 타이트하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리마크빌 부산역은 KT에스테이트의 자체 판단으로 비용 사용 측면에서 자유로워 입주민 삶의 질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T에스테이트는 2011년 국내 최초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 ‘리마크빌 동대문’을 시작으로 서울 영등포·관악·군자, 부산 대연·부산역 등 총 6개 현장에서 총 2891세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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