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종자 찾아요’ 경보문자… 치매노인 702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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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저희 아내 좀 찾아주세요. 아내가 치매입니다."
앞서 12일 영등포경찰서도 58세 치매 환자 B 씨를 실종경보 문자를 통해 찾아냈다.
'치매 극복의 날'인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년 2개월 동안 실종경보 문자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치매 환자는 702명에 달한다.
가족을 영원히 잃어버릴까 봐 노심초사하는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실종경보 문자가 '마지막 동아줄'이 돼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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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에 치매인구 100만시대
警 ‘실종경보문자’ 2년여간 운영
문자송출된 어르신 2516명 중
28% 시민제보 통해 가족품으로
“시민들의 작은 관심도 큰 도움”
“제발 저희 아내 좀 찾아주세요. 아내가 치매입니다….”
지난 18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A(86) 씨는 급히 강서경찰서를 찾았다. 80세 치매 환자인 아내와 이날 오전 산책을 나섰다가 순간 아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 씨 부부 주거지의 CCTV를 통해 실종자의 복장과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경로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실종자는 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사라졌다. 경찰은 결국 11시 5분 양천구와 강서구 내 시민들에게 ‘SOS’를 요청했다. ‘실종경보 문자’를 보낸 것이다. 문자 발송 6분 후인 11시 11분.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한 시민의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A 씨 주거지 1㎞ 인근에서 실종자를 찾아냈다. A 씨는 “해외에서 50년 넘게 살다 최근 귀국해 동네 지리도 잘 모르고 아내를 아는 사람도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너무 다행”이라며 경찰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12일 영등포경찰서도 58세 치매 환자 B 씨를 실종경보 문자를 통해 찾아냈다. B 씨 역시 CCTV 사각지대로 사라졌고, 경찰은 추적 시간이 길어지자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했다. 바로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졌고, 문자 발송 28분 만에 관할 구역 밖인 구로구 시흥대로변에서 떠돌고 있는 B 씨를 발견했다.
‘치매 극복의 날’인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년 2개월 동안 실종경보 문자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치매 환자는 702명에 달한다. 가족을 영원히 잃어버릴까 봐 노심초사하는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실종경보 문자가 ‘마지막 동아줄’이 돼 준 셈이다. 정부는 올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경보 문자가 도입된 202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송출된 실종경보문자는 총 3665건으로, 이 가운데 치매 환자는 2516명(68.6%)에 달했다. 이 중 702명(27.9%)은 시민의 제보 덕에 경찰이 발견할 수 있었다.
경찰은 실종 치매 노인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종경보 문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제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은 치매 환자 실종신고 접수 시 CCTV 추적, 타 기관과의 공조, 드론 등을 통해 수색에 나서지만 특히 CCTV 사각지대가 많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매 노인들은 쉬지 않고 직진해 쉽게 관할 지역을 벗어나고, 대부분 핸드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 추적이 더욱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실종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캡처본이 함께 나가기 때문에 의상, 소지품 등 인상착의 정보가 정확하다”며 “시민들이 실종자를 찾는 눈이 돼준다면 작은 관심으로도 한 생명을 빠르고 안전하게 보호자들에게 인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율·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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