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내년 개통 'GTX-A' 먼저 타봤습니다…'지하철보다 조용하네'
지하철보다 빠른데 조용하고 진동 덜해
원희룡 장관 "안전성 확보해 내년 초 개통"
한가위를 한 주가량 앞두고 제법 선선해진 21일 새벽 1시. SRT가 운행하지 않는 심야에 GTX-A노선 첫 시승식이 열렸다.
서울 지하철 두 배가량인 170㎞/h 속도(최고 속도 180㎞/h)로 수서~동탄까지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시운전 현장을 방문, 직접 시승했다.
시승 첫 구간인 수서 SRT역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임종일 국가철도공단 부이사장, 이종국 에스알 대표이사 그리고 2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다. 이들은 시운전 차량 탑승 전 안전교육을 받고 차량에 탑승, 동탄까지 함께 이동했다.
"수서~동탄까지 20분대"…GTX-A 첫 시승식
SRT 수서역 6번 승강장에서 GTX-A 차량에 탑승했다. GTX-A 노선은 최고 180㎞/h로 달린다. 빠른 속도 덕에 수서에서 동탄까지 최대 28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줄여 '직장인들에게 시간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지하철 속도(최고 80~100㎞/h)보다 두 배가량 빠르지만 오히려 지하철보다 진동이나 소음이 크지 않았다. 서서 손잡이를 잡지 않더라도 자세를 유지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한국고속철도(KTX) 열차와도 유사한 정도의 편안함이다.
GTX-A 차량과 승강장 높이가 달라 두 칸짜리 임시 계단을 이용해 탑승했다. SR 승강장이 '저상홈'으로 지어졌지만 GTX-A 차량의 높이가 훨씬 높아서다. 저상홈은 낮은 높이의 승강장으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계단을 밟아야 한다.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리프트나 경사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GTX-A 승하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역사마다 GTX-A 전용 고상홈 플랫폼도 짓고 있다.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탑승 시간을 줄여 이동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열차 내부는 일반 지하철과 비슷하다. 다만 좌석과 좌석 사이에 낮은 높이의 팔걸이도 설치됐다.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였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GTX-A는 지난해 12월 출고식을 한 후 지난 4월 오송 시험선에서 5000㎞ 예비주행 시험을 마치고 중부 내륙선(부발~충주)으로 이동해 예비시운전도 완료했다. 당시 △최고속도 △소음 △진동 △승차감 △제동 △역행 등 10개 시험항목에서 모두 적격 평가를 받았다.
이후 SR 수서~동탄 구간(28㎞)에서 시운전을 본격 개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SRT가 운행하지 않는 심야시간(오전 1시 20분~4시 40분)을 활용해 현재까지 주 1회, 총 4차례 시운전을 했다. 시운전은 새로 도입되는 차량이 설계대로 제작되는지 검증하는 절차로 주행 안전성, 주행저항, 지상설비연계동작시험 등 4개 항목을 시험한다.
GTX-A 차량은 8량 크기로 탑승 정원이 1062명 규모다. 정원이 모두 탑승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커다란 물통에 물을 꽉 채운 뒤 무게를 맞춰 시운전을 한다. 열차 실내에 이런 물통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물통 한개당 1.5톤 무게다.
원희룡 "GTX-A, 조용하고 쾌적한 운행 인상적"
이날 원 장관도 취재진과 함께 수서~동탄 구간을 시승하며 시운전 전 과정을 직접 점검했다. 원 장관은 시운전 점검에 앞서 "모두가 잠든 시간에 시운전을 위해 고생하는 관계자에게 감사하다"며 "GTX-A의 2024년 초 개통을 국민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만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적기에 개통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전 교육을 마치고 GTX-A 차량에 탑승한 원 장관은 이동 시간 내내 현대로템 관계자에게 GTX-A 차량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GTX-A 차량은 시운전 기준(1만㎞)의 3배 이상인 3만㎞를 시험주행하게 될 예정"이라며 "이런 과도하다 싶을 만큼의 시운전을 통해 개통시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탄역에 도착한 원 장관은 시운전 점검을 마무리하며 "오늘 이렇게 GTX-A 차량을 직접 시승해 보니 수서에서 동탄을 20분 이내에 도달하면서도 조용하고 쾌적하게 운행되는 GTX 차량의 성능이 매우 인상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GTX-A 개통 날짜를 앞당길 수 있는지'에 관해 질문을 받은 원 장관은 "(2024년 초로 예정된) 개통 날짜를 앞당기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며 "단계마다 시운전하고 있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두 달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황금 같은 시간에 안전과 기능에 완벽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민자 구간인 운정~서울역 구간은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서울시가 위탁받아 건설 중인 GTX-A 삼성 정거장이 2028년 완공되면 GTX-A 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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