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고민? 1억 없으면 빚쟁이”…우리 가족 ‘상속거지’ 된 사연 [매부리레터]

수도권 아파트는 잠재적 ‘상속세 대상’
2017년 서울 집 한채 상속세 600만원
요즘엔 1억3000만원 나와 ‘세금 폭탄’
빌라·주택은 처분 어려워 체납자 신세
“부자세 맞나요” 현실화 요구 높아져

“옛날에는 ‘상속세 낸다’그러면 (부자니까) 친하게 지내자고 했잖아요. 요즘은 ‘나는 평범한 사람인데 상속세를 내네?’ 하는 반응이세요. 집값이 올라서 상속세 대상이 확 늘었기 때문입니다. 상속세 1억 나오면 당장 세금 낼 돈이 없으세요. 그래서 아버지가 평생 사셨던 집을 눈물을 머금고 파시는거죠.”(이장원 세무사)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상속세 대상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일부 부자들만 적용되던 상속세가 ‘보편세’처럼 변질되면서 실수요자들은 상속세를 ‘현실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애초 상속세의 취지대로 ‘부의 재분배’가 돼야하는데 요즘은 평범한 서민들이 상속세로 인해서 ‘가난’해진다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받은 집을 세금을 못내서 팔아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집이 팔리면야 다행이지만,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안좋을때는 집이 안팔리면서 ‘세금’을 못내 ‘빚’이 쌓이고 ‘상속 거지’가 되는 극단적 사례도 나옵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와 만난 이장원 세무사는 “‘상속세’는 나의 문제가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세금을 확인하고 충격을 많이 받으신다”고 했습니다.

이장원 세무사는 “이제는 상속세는 집이 있는 사람이라면 준비해야하는 보편적 세금이 됐다”고 했다. [사진 출처=매부리TV]

-상속세가 요즘 왜 문제가 되는거죠.

▷상속세는 과거에는 부자들만 내는 세금이라고 알려졌죠. 그러나 지난 몇년간 자산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상이 확 늘었습니다. 2017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5억6000만정도고요. 2022년이 11억5000만원인데요. 상속세 일괄공제 5억 적용하면, 2017년에는 서울 집한채 물려받으면 상속세가 600만원 가량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물려받으면 1억3000만원 나옵니다. 20배 넘게 상속세가 오른거죠.

-그렇다면 진짜 상속세는 남의 일이 아닐것 같은데요.

▷(국세청 통계)지난해 상속세 납세 인원이 2만명(1만9500명)에 육박해요. 5년전과 비교하면 납세인원이 1만명 넘게 늘었어요. 상속세 대상 2만여명은 사망자(연간 30만명 기준)와 비교해 6%가량입니다. 6%정도가 내는 세금이 ‘부자들만 내는 세금’인가, 생각해보면 좀 의아해지는거죠. 또 총상속재산가액별로 보면, 10억∼20억원 구간이 8510명(43.6%)로 가장 많아요. 서울에 집 한채(시세 10억원 이상) 가지고 있으면 상속세 대상이 된다는 얘기죠.

-그래도 서울 집한채 상속받으니까 좋은것 아닌가요.

▷상속을 받으신분들 중에 현금 1억있으신분이 많지 않아요. 한국에서 대부분 자산은 집한채인데요. 돌아가신분들이 남겨놓은 집한채 받으려면 1억을 내야하는데, 이걸 낼 수가 없으니까 급하게 집을 처분하시죠. 일명 ‘상속 급매’입니다. 이 과정에서 상속인들은 아버지가 평생 사신 집을 팔아야한다는 죄책감, 평생 정든집을 떠나야한다는 슬픔이 있어요. 세금 내느라 집을 팔고 낮은 금액으로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많으세요.

-집이 팔리지 않을때는 어떡해요.

▷그게 진짜 문제인겁니다. 차라리 아파트를 상속받으면 잘 팔려요. 그런데 빌라나 주택을 받으시면 처분도 안되고 세금을 못내는 경우가 많죠. 요즘처럼 취득세와 보유세가 중과되는 상황인데다가 빌라 기피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다세대는 정말 팔기 힘들어요. 다세대를 상속받게 되면, 문제는 아무도 살려고 하지 않으셔서 상속세는 못내고 집만 들고 있는거에요. 건물을 허물고 땅인 상태로 팔고 싶어도, 건물 허무는데 돈이 들잖아요. 상속을 받으신분중 당장 현금이 있는 분들이 많지가 않아요. 그렇게 상속세를 못내면 체납이 되서 ‘을구’에 기록이 되죠. 그러면 당연히 재산가치는 더 떨어질테고요. 상속 잘못받았다가 진짜 큰일나는 경우인거죠.

-우리나라가 유독 상속세율이 높다고 하던데 맞나요.

▷총 조세수입중 상속세 및 증여세 비중이 우리나라는 2.42%로, OECD평균 0.42%에 비해서 월등히 높죠. 비율로만 보면 1~2위고요. OECD국가중 17개국은 상속세가 없어요.

-왜 그런거죠.

▷우리나라는 부의 재분배 기능을 중시하기 때문인데, 문제는 지금처럼 자산가격이 다 뛰었을때 상속세는 그대로여서 평범한 분들도 대상이 됐으니 ‘부의 재분배’기능을 달성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몇년전부터 상속세 문제를 아시는 분들은, 미리미리 재산을 팔고 해외로 나가죠. 호주나 미국 투자이민이요. 호주는 상속세가 없으니까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 이제는 수도권 국민평수(32평) 분양가도 10억원을 넘기면서, 수도권에서도 10억 이상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 한채를 가진 서민들도 모두 ‘잠재적 상속세’ 대상이 되는 것인데요. 준비안 된 상속세가 ‘폭탄’이 될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죠. 상속세의 준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메일 뉴스레터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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