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상원,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지명자 인준
미국 연방상원이 20일(현지 시각) 찰스 브라운 신임 합참의장 지명자를 인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25일 당시 공군참모총장이던 그를 합참의장 후보로 지명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상원 인준이 마무리됨에 따라 그는 마크 밀리 현 합참의장이 이달 말 퇴임한 직후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총 2년 6개월간 한국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는 텍사스 공대 학군장교(ROTC)를 거쳐 1985년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조종사 입문 교육을 마친 후 1987년 4월 전북 군산 8전투비행단 35전투비행대대에 중위 발령을 받아 1년 6개월간 F-16을 몰았다. 대령 시절에도 2007년 5월부터 1년간 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그동안 상원은 그동안 특별히 반대 여론이 높지 않은 군 간부 지명자들에 대해서는 개별 표결 없이 여러 명을 만장일치로 일괄 인준하는 방식을 써왔다. 해마다 수백 명이 인준 청문회 대상이 되는 군 간부 인사를 개별 심사할 경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상원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군 인사에 공백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앨라배마주(州)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토미 터버빌 의원이 지난 2월부터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 정책을 이유로 일괄 심사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군 인사에 제동이 걸렸다. 터버빌 의원은 미 국방부가 인공유산(낙태) 시술이 금지된 일부 주에서 복무하는 군 장병이 원할 경우, 다른 주로 이동해 시술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해 주는 정책을 철폐하지 않으면 일괄 심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7개월 동안 일괄 심사가 중단되면서 인준을 대기하는 군 간부는 300명을 넘어섰다. 미 해병대는 16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7월부터 사령관 공백 사태를 맞았다. 밀리 현 합참의장의 퇴임도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합참의장 공석으로 인한 국가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터버빌 의원의 억지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점을 우려해 개별 심사를 꺼려왔던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입장을 바꿔 이날 브라운 지명자 인준안을 개별 표결에 부쳤다. 상원 전체회의에서 개별 심사에 대한 반대가 제기될 경우 개별 표결이 실시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터버빌 의원은 반대하지 않고 표결에 참가해 브라운 인준에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은 21일 에릭 스미스 해병대 사령관 지명자와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 지명자의 인준도 개별 표결을 통해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인준될 3명에게는 좋을 일이지만 어처구니 없이 인준이 막혀있는 다른 316명의 문제는 고쳐지지 않는다”면서 이들을 모두 개별 심사하는데 700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심사는) 비현실적일 뿐더러 국가안보에 위험하다”고 했다. 슈머 대표는 “공화당 동료들에게도 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터버빌)이 군과 그 가족들에게 끼친 피해는 불행하게도 수백 명을 상대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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