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에 영업정지까지… 휘청거리는 중소·중견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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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서 중소·중견건설사의 분양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소도시에서의 낮은 분양률은 중견·중소건설사의 건전성 위험과 직결된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건설사 수주잔고·예정사업장,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시장은 주택 수급과 분양여건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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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선 ‘청약 제로 단지’ 나와
국내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서 중소·중견건설사의 분양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서 청약 흥행이 이어지는 반면 지방 소도시에서는 여전히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2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6만3087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서울 과 인천, 경기를 합한 수도권 미분양 가구 수는 8834가구다. 나머지는 지방 5만4253가구로, 전체 미분양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했다.
지방에서는 청약통장을 내민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월 경남 밀양시에 공급된 수에르떼밀양은 45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가 0명이었다. 이 아파트는 유원건설이 시공한 아파트로, 밀양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아파트이지만 ‘청약 제로 단지’가 됐다. 지난 3월 서희건설이 분양한 ‘경산 서희스타힐스’도 64가구 모집에 5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0.07대 1에 그쳤다.
지방소도시에서의 낮은 분양률은 중견·중소건설사의 건전성 위험과 직결된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건설사 수주잔고·예정사업장,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시장은 주택 수급과 분양여건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대응 부담이 크게 증가한 중견 이하 건설사의 경우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한 해 전 최근 3년 평균 주택(건축)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인 20개 건설사 가운데 신세계건설, 금호건설, 대보건설, 한신공영, IS동서 등을 입지 위험노출이 높다고 평가했던 한신평은 올해 들어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의 신용도를 하향시켰다.
일부 중견건설사는 영업정지 처분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신공영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 주택특별공급 세부운영기준을 위반해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보건설의 경우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서 10개월(국토부 8개월, 서울시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 받았다. 이번 처분은 컨소시엄을 이룬 GS건설, 동부건설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신평은 대보건설에 대해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포트폴리오 구성상 추가 절차를 걸쳐 영업정지처분이 확정될 경우 신규 수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중견·중소건설업체의 폐업신고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종합공사업체의 폐업 신고는 총 4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3건)의 두 배에 가까웠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뿐만 아니라 금융 비용까지 2~3년 전에 비해 20~30% 오른 상태라 건설 업계 전반에 자금 조달 어려움이 커졌다”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신용도가 낮아 좋지 않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고, 연 단위로 자재를 확보하는 대형사와는 상황이 달라 오른 공사비를 그대로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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