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美中 양쪽에서 러브콜... 몸값 치솓는 중앙亞 ‘스탄 5국’

이용성 기자 2023. 9. 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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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첫 정상회의 개최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에 공동 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처음 가진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광물 무기화’에 맞설 협의체 설립을 제안했다고 AP 통신과 미국의소리방송(VOA) 등이 백악관 발표를 인용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거리. /이용성 기자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국 대통령과 역사상 첫 ‘미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중요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나라의 이름은 모두 ‘스탄’으로 끝난다. ‘스탄’은 페르시아어로 ‘땅’ 또는 ‘나라’라는 뜻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날 “미국은 주요 경쟁국인 중국이 공략하는 ‘스탄 5국(the five ‘Stans)’의 새로운 친구가 되려고 한다”고 했다.

희귀 광물을 ‘자원 무기’로 활용하는 중국을 견제한 행보다. 구소련에 속했던 중앙아 국가들을 향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는 크롬·아연·우라늄·금·텅스텐·몰리브덴·안티몬·수은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광물과 희토류의 매장량이 풍부하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 등으로 개발과 발굴은 더딘 편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부터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희귀 광물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이 다른 광물까지 무기화할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가 몸값이 한껏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78차 유엔총회가 진행 중인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 시각) 미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C(Central Asia의 이니셜)5+1'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미국 측은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 가능성에 맞서 중앙아시아의 광물 자원 개발과 중요 광물 안보 증진을 위한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이미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첫 번째 정상회의를 가졌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로와 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추진하는 중국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사이에 벌어진 틈새를 파고드는 중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미국의 러브콜이 싫을 이유가 없다. 카자흐스탄의 원유(세계 부존량의 11%)와 우라늄(세계 매장량의 40%), 투르크메니스탄의 천연가스(세계 매장량의 12%), 우즈베키스탄의 금(매장량 4위) 등은 지금껏 중·러 공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탓에 가격이 사실상 통제돼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성사시킨 것 자체가 ‘중국 견제’ 의미를 갖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이미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첫 번째 정상회의를 가졌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사이에 벌어진 틈새를 파고드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이 러브콜 경쟁을 벌이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쏠쏠한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구소련 국가인 중앙아시아 5국은 1991년 말 소련이 붕괴될 때 독립했다. 인종적으로는 비유럽계 유목·기마 민족의 후예들이 주류이고,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교가 다수다. 과거 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조지아 등과 달리 러시아와 대체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의 장악력이 약해진 틈을 타 이 지역을 겨냥한 미·중의 외교 공세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조선DB. /그래픽=김현국

백악관은 이번에 제안한 ‘핵심 광물 대화’가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PGII)’을 통해 추진 중인 ‘환카스피해 무역로’ 개발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PGII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견제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서방 국가들을 모아 출범한 글로벌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에 이어 다음 달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주최로 중앙아시아에서 C5+1 장관급 회의를 열고 미국 주도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은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반도체법을 제정했고, 올해 3월에는 반도체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5% 이상 확장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가드레일 규정안을 공개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9일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평가 청문회에서 “(반도체법 가드레일의 최종 규정이) 몇 주 안에 완성될 것”이라며 “단 1센트의 지원금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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