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지난해 매출 늘고 시가총액 줄었다

정영희 기자 2023. 9. 21.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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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글로벌 건설 시장 현황 분석과 도전 과제, 지난해 기준 상장된 매출 상위 기업의 전략과 실적을 분석한 '딜로이트 2022 글로벌 건설강자(Global Powers of Construction 2022)' 리포트를 발간했다. '글로벌 Top 100'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9399억달러로 집계됐으나 시가총액은 1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1
거시경제 악화로 글로벌 건설시장이 저성장에 빠지며 신흥국 중심 프로젝트와 선진국의 그린 에너지 전환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 증가에도 고금리 여파로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디지털화와 탄소중립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을 중장기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건설 시장 성장률은 1.9%로 전년(1.3%)에 비해 성장 속도가 소폭 증가할 전망이나 이전과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9조7000억달러에서 2037년 13조9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료 후 경제 회복 정책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국책 인프라 사업이 단기간의 성장 요소로 기대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은 디지털화와 탄소중립에 따른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Top 100'에 등재된 기업의 총 매출액은 1조9399억달러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세계적인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100대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14.9% 줄었다. 상위 30위권 기업의 시가총액은 10.1% 줄어 상대적으로 완만한 감소율을 보였다. 상위 100대 기업 목록에 가장 많은 회사가 이름을 올린 지역은 유럽(41개)이며 일본(14개) 미국(13개) 중국(11개)이 뒤를 이었다.

중국의 경우 등재 기업 수는 가장 적었으나 상위 1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 중 54%를 차지했으며 글로벌 상위 매출 10곳 중 8개 건설업체 국적이 중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 대비 지역별 비중 순서는 유럽(20%) 일본(10%) 미국(8%) 순이며 한국은 지난해와 비슷한 4%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2021년 '글로벌 Top 100'에 등재됐던 삼성물산·현대건설·두산·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HJ중공업 등 국내 7개 기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평균 8.3% 증가했으나 금리 인상 등을 원인으로 시가총액은 최소 10.4%, 최대 49.4% 내렸다.

삼성물산의 매출액은 직전 연도보다 11% 늘었고시가총액은 10.4% 감소하며 2021년 조사 대비 2단계 낮은 15위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약 334억1300만 달러로 ▲에너지·자원·산업소재 155억달러 ▲리조트 사업 45억달러 ▲중동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매출 73억달러 ▲패션부문 17억달러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23위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매출은 4.2% 오르고 시가총액은 25.6% 빠졌다. 해외매출 비중이 39%에 달하며 비유럽 건설사 중 국제화 전략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61%를 차지한 점과 상위 100대 건설업체 중 6개 기업이 사업 다각화 전략이 활발히 진행되는 부동산 사업을 통해 전체 매출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의 국제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상승과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앞으로 세계 건설시장에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통신망, 데이터 센터, 배터리·전기차 공장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건설산업의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으로 예상되고 있다.

딜로이트 그룹은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이 현재 직면한 도전과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한다. 빌딩정보모델링(BIM)과 센서·드론 활용,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하며 지속적인 건설비용이나 인건비 상승 등 인플레이션 대응 전략과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전반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단 주장이다.

이종우 한국 딜로이트 그룹 에너지·자원·산업소재(ER&I) 섹터 리더는 "젊은 세대에 건설산업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인력관리가 수반되어야 하며 '프리콘'(Pre-con) 방식과 같은 계약 이행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수립해야 할 때"라며 "이와 같은 새로운 계약 모델 개발은 글로벌 수준에서 더욱 활성화돼야 하고, 공공 재정 상황 악화 영향에 따라 민관협력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 기업은 적절한 리스크 분배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딜로이트가 작성한 '글로벌 Top 100' 건설강자 순위는 지난해 회계연도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며 상장기업만 대상으로 했다. 비상장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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