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겪어야 어떤 세상에도 적응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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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중심으로 마을, 학부모, 지역 문화 공간이 아이들을 함께 키워요. 그러다 보니 저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이게 농촌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임진희 동상초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장(51)의 말이다.
임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참는 걸 통해 어떤 세상이 와도 적응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 한다.
청소도 하고 핸드폰 없는 생활을 이겨낸 아이들은 "불편한데 좋아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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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초 열린마을 농촌유학센터장의 하루
임진희 동상초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장(51)의 말이다. 유학센터란 활동가가 유학생 부모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세 아이와 센터에 왔던 80여 명의 아이를 키워냈다. 임 센터장은 1993년 어머니가 시작한 센터를 2011년부터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서울 유학생 4명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온 15명의 유학생이 산다. 꽉 짜인 시간표가 힘들어 보이지만 아이들은 즐겁게 살고 있다. 오전 7시 기상, 8시 30분 등교, 오후 4시 30분 하교 후 간식, 간식 후 1시간 놀기, 6시 저녁 식사, 핸드폰 안 하는 날 7시부터 1시간 TV 시청, 수토일 1시간 핸드폰 사용, 8시부터 1시간 개인 학습, 일기 쓰기, 9시 취침이 일과다.
주말에도 지역 역사 탐방, 숲 밧줄 놀이, 미술 멘토링, 쌀 요리 수업 등을 한다. 센터에서는 성별이 다른 학생의 방에 들어가는 걸 엄격히 금한다. 타인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했음에도 고치지 않으면 퇴소 대상이다.
부모들은 농촌 유학을 통해 인성, 건강, 학습이 개선되기를 원한다. 센터는 센터 방식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아이들은 선후배, 또래와 함께 센터 주위의 계곡과 숲에서 놀며 자연을 경험한다. 전교생 활동, 마을 어른들과의 만남, 체험 활동도 사회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맡긴 부모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동상초의 학부모들이 어떤 민원도 제기하지 않고 학교가 하는 일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학교와 센터의 노력 덕분이다.
임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참는 걸 통해 어떤 세상이 와도 적응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 한다. “글로 무용을 배우면 얼마나 어설픕니까”라는 말에는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들어 있다. 그래서 미래 교육은 “몸으로 겪고 생활로 배우는걸”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도 하고 핸드폰 없는 생활을 이겨낸 아이들은 “불편한데 좋아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임 센터장에게는 지독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고구마를 캐고 난 후 “농사짓는 모든 분을 존경하기로 했다”면서 안 먹던 반찬에 손이 가는 아이들의 변화가 기특하다.
동상=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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