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생태전환교육, 입시를 넘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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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교육은 선생님들한테는 고민이에요."
"미래 교육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생태전환교육이죠."
입시가 고교 교육의 전부인데 생태전환교육을 하라고 예산을 내려보내니 어떻게 쓸까 궁리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것이 교사의 하소연이다.
생태전환교육의 확산 여부는 '기승전입시'를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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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생태전환교육이죠.”
서울시교육청이 중점 정책으로 추진 중인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극과 극의 반응이다. 전자는 서울 강북 고교의 생태전환교육 담당 부장 교사의 말이고 후자는 진로교육 전문가인 구청 교육 담당자의 말이다.
입시가 고교 교육의 전부인데 생태전환교육을 하라고 예산을 내려보내니 어떻게 쓸까 궁리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것이 교사의 하소연이다. 이 교사는 작년 지역 연계 생태전환교육 예산으로 236만 원을 받아 ‘겨우’ 썼다고 했다. 예산을 남기면 교장이 싫어해서 안 쓸 수 없다는 것. 이에 반해 평생 겪어보지 못한 가장 뜨거운 여름과 1년에 내릴 비의 반이 하루에 쏟아져 내리는 걸 보면서 AI 교육, 디지털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게 생태교육이라고 확신했다는 공무원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생태전환교육은 초중학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고교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위의 기사에 언급한 오산고처럼 생태전환교육을 대학입시에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사례다. 그런데도 오산고의 사례를 소개한 것은 기자도 생태전환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생태전환교육의 확산 여부는 ‘기승전입시’를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다. 고교에서는 입시가 최우선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도덕 교육 같은 생태전환교육을 한다면 누가 호응하겠느냐”라는 게 강북 교사의 반문이다. 어려운 용어도 문제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거의 모든 교사가 용어가 어렵다고 했다. 교육 수요자들은 어려운 용어에 이질감을 느낀다.
서울시의회는 생태전환교육 예산을 삭감하고 조례를 폐지했다. 생태전환교육 예산의 거의 전부가 농촌 유학에 쓰이고, 환경 교육과 무엇이 다르냐는 물음에 서울시교육청이 제대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는 생태전환교육이 조희연 교육감의 좌파 교육이라고 의심한다. 학교 현장에서도 환경 교육과 생태전환교육과의 차이점을 아는 교사는 많지 않다. 특목고·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추진과 같은 ‘실험’이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생태전환교육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지 간에 교사들은 홍보 부족과 상명하달식의 경직된 정책 집행과정을 생태전환교육이 확산하지 못한 이유로 꼽았다. 교사들은 “입시가 전부인 현실을 바꾸고,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올 때 생태전환교육이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담당자가 귀담아들을 만한 말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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