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놀 때 더 받는 실업급여… 8월까지 적발된 ‘가짜 구직’만 4만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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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거짓 혹은 형식적인 구직활동을 하다 걸린 사례가 4만6909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코로나로 대폭 완화했던 실업급여 지급을 위한 구직활동 인정 요건과 검증을 강화한 이후 적발 사례가 폭증한 것이다.
찾아낸 건수만 해도 이 정도이니 실제 실업급여를 부정한 방법으로 타 간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보험료를 내는 기간도 6개월로 12개월을 요구하는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문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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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실태 자료에는 실업급여를 받아내기 위한 다양한 편법이 망라돼 있다. 모집 기간이 끝났거나 채용 계획이 없는 회사에 지원하기,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면접 보러 가지 않기는 가장 보편적인 수법이다. 간호조무사 자격증도 없는데 간호조무사 자리에 지원하는 등 애초에 합격이 불가능한 일자리에만 원서를 내거나 면접확인서의 인사담당자 서명란에 본인이 서명하는 식으로 서류를 위조하다 걸린 경우도 있다. 실업급여 수령을 위한 최소 기간만 일한 뒤 “해고로 처리해 달라”는 가짜 퇴사자들로 고심하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가짜 지원자들까지 급증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재취업보다 실업급여 타내기에 몰두하는 이유는 일할 때보다 놀 때 더 받는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다. 실업급여는 하한액이 최저임금의 80%로 정해져 있어 하한액(185만 원)만 받아도 최저임금(201만 원)을 받는 사람이 4대 보험료와 세금 내고 손에 쥐는 실수령액과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의 28%는 재직 때 받은 세후 월급보다 더 많은 실업급여를 받았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보험료를 내는 기간도 6개월로 12개월을 요구하는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문턱이 낮다. 이 때문에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받는 비율은 늘고 실업급여 수급자의 재취업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실업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10조 원 넘게 있던 적립금이 바닥나 다른 기금에서 차입한 10조3000억 원을 제외하면 3조9000억 원 적자인 상태다. 고용보험료율도 1.3%에서 1.8%로 올라 근로자와 사용자가 추가로 낸 보험료가 5조 원이 넘는다. 혈세를 낭비하고 성실히 보험료를 낸 사람의 근로 의욕까지 꺾는 실업급여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 부정 수급을 철저히 걸러내고 실업급여 지급 조건을 강화하되 하한액은 낮춰 재취업을 장려하는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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