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위기의 남자배구, 이변의 희생양 됐다[항저우 AG]

약체 인도에 고전 끝에 2-3 패배…조별리그 탈락 위기
최근 국제대회 부진 여파 AG에서도 이어져

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인도의 경기에서 세계 랭킹 73위 인도에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한 후 임동혁을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3.9.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항저우=뉴스1) 서장원 기자 =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임도헌호'가 약체로 평가받은 인도(73위)에 발목잡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인도에 2-3(27-25 27-29 22-25 25-20 15-17)으로 졌다.

한국 배구가 국제대회에서 인도에 패한 건 2012년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컵 남자배구대회에서 2-3으로 진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한국에 '참사'로 불러도 할 말 없는 경기였다. 두 팀은 세계랭킹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한국은 27위고, 인도는 한국보다 46계단 낮은 73위다. 대다수가 한국이 원사이드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내다 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인도의 경기에서 임도헌 감독이 목을 축이고 있다. 2023.9.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제대회에서는 언제든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지만, 11년 동안 패하지 않은 인도에 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인도전 패배는 예견된 참사이기도 했다. 국제대회 경쟁력 약화가 고스란히 이날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3 아시아 챌린지컵 4강에서 약체 바레인(73위)에 패해 3위에 그쳤다. 중국과 일본이 빠진 가운데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에도 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에서는 6강전에서 중국에 패하는 등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끝에 5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우물 안 개구리인 한국 배구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거듭된 부진의 여파는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고, 이제는 금메달이 아닌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캄보디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캄보디아는 세계랭킹조차 집계되지 않은 팀이다. 전날(19일) 인도에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인도전 내용으로 봤을 때 한국이 무난히 캄보디아를 잡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캄보디아를 무조건 잡아야 1승1패가 돼 C조 2위로 12강전에 진출한다.

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인도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2023.9.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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