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긴장해!' 일본 예상대로 강했다, 카타르 3대1 격파[항저우 현장리뷰]

윤진만 2023. 9. 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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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항저우)=윤진만 기자
사진(항저우)=윤진만 기자
사진(항저우)=윤진만 기자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역시 세상에 '쉬운 우승'이란 없나 보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황선홍호의 '대항마' 일본은 예상대로 우승후보다운 전력을 자랑했다.

일본은 20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항저우샤오산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D조 1차전에서 전반 2골, 후반 1골을 묶어 3대1로 승리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일본은 카타르, 팔레스타인 등과 함께 단 3팀이 속한 D조에서 전력이 강한 카타르를 꺾으며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같은 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우중전으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2001년~2002년생 위주로 스쿼드를 꾸렸다.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2004년생' 우치노 고타로와 '10번' 니시가와 준이 투톱을 맡았다. 왼발 테크니션인 니시가와는 한 칸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마츠무라 유타, 마츠오카 다이키, 야치다 데페이, 사토 게인이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요시다 마나토, 바바 세이야, 야마사키 다이치, 오쿠다 하야토가 포백을 맡았다. 후지타 가즈키가 골문을 지켰다. 바바가 주장 완장을 찼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는 백승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초반부터 일본 페이스였다. 경기 시작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선제골을 갈랐다. 상대 지역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오른발잡이 전문키커인 야치다가 키커로 나섰다. 야치다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 손을 피해 골문 좌측 구석에 꽂혔다. 하루 전인 19일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백승호가 쿠웨이트전에서 선보인 것과 비슷한 궤적의 골이다.

일본은 4-4-2 포메이션과 4-1-4-1, 4-1-3-2 포메이션을 오갔다. 미드필더 야치다의 위치에 따라 포메이션이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브라질 리그에서 임대 중인 수비형 미드필더 마츠오카가 3선에서 중심을 잡았다. 이날 경기를 직관한 '꾀돌이'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일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6번' 마츠오카를 지목했다. 상대가 마츠오카를 압박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윙어는 전통적인 성향의 '날개' 역할에 치중하는 듯 보였지만, 순식간에 안으로 좁히며 카타르 수비진에 혼란을 줬다.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빠르게 문전을 향해 낮은 크로스를 시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카타르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기습 패스가 계속 시도됐다. 느린 빌드업 중심의 축구는 확실히 아니었다. 직선적이고 도전적이며 모험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전방 압박의 강도도 높았다.

◇20일 일본-카타르전을 직관한 이영표 해설. 사진(항저우)=윤진만 기자

이영표 해설은 일본의 포지셔닝을 호평했다.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각자 있어야 할 위치를 잘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적이고 계획적으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는 장면에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일본은 25분 추가골을 넣었다. 니시가와가 박스 안 우측에 있는 우치노를 향해 대각 크로스를 찔렀다. 공은 수비수 머리를 넘겼고, 우치노는 안정적으로 볼을 컨트롤한 뒤 추가골을 낚았다.

카타르는 44분 이날 첫 슈팅을 쐈다. 아흐마드 알라위가 아크 정면에서 쏜 왼발슛은 골대 위로 떴다. 전반은 일본이 2골 앞선채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카타르의 집중력있는 공격을 막아낸 일본은 14분 3번째 골 기회를 잡았다. 우측에서 크로스가 넘어왔고, 교체투입한 히노 쇼타가 이 공을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일본은 앞서 히노와 함께 야마우치 가케루, 시게미 마사토를 투입하며 2선과 3선에 변화를 줬다. 17번 마츠무라의 왼발 감아차기 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일본은 후반 선수 교체를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만회골을 내줬다. 후반 34분, 교체투입한 수비수 압둘라 알수라티가 먼 지점에서 문전을 향해 띄운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쪽으로 향했다. 일본 골키퍼 후지타가 뒷걸음질치며 손을 뻗었지만, 공은 후지타의 손과 골대를 잇달아 맞은 뒤 골라인을 넘었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후반 교체되며 황선홍 감독과 인사를 나누는 정우영.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19/

하지만 일본은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야마사키 다이치가 쐐기골을 넣었다. 일본 득점 후 중국인들로 가득한 관중석에선 야유가 새어나왔다. 일본은 남은 시간 실점없이 버티며 2골차 승리를 따냈다. 높은 공에 약점을 보이는 골키퍼, 교체 후 흔들리는 경기력과 같은 약점은 발견됐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분명 3연패를 노리는 황선홍호가 우려할 수준이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일본 레벨의 팀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9대0으로 대파한 한국은 21일 태국과 2차전을 통해 2전 전승, 16강 조기 확정을 노린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결승에 가서야 격돌한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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