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아리가또”…꿈쩍않던 일본 땅값 끌어올린 ‘이것’
삿포로현 치토세시 상승률도 ‘쑥’
땅값 오른 지역만 44.7%에 달해
지방도 31년 만에 상승으로 전환
20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 기준으로 발표된 2023년 기준지가에서 토지가격 상승 지역이 전국의 44.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의 두 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은 1.0%로 집계됐다.
땅값 상승을 이끈 곳은 대도시였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개 대도시의 경우 전체의 80.8%에 달하는 지역의 땅값이 올랐다. 2020년 33.5%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한 숫자다. 특히 주택용 땅값의 경우 전년 대비 상승률이 2.2%로 2019년의 0.9%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의 한 채당 평균 가격은 9940만엔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인 도쿄의 경우 조사 지역 3015곳 가운데 86%의 땅값이 올랐다. 주택용지의 경우 3년 연속, 상업용지는 11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상황이다.특히 올해 도쿄 23구의 상용용지 상승률은 5.1%로 지난해의 2.2%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일본서 땅값이 비싼 곳인 도쿄 주오구 긴자 2초메의 기준지가는 1㎡당 4010만엔을 기록했다. 평으로 계산하면 1평에 우리돈으로 12억이 넘는 금액이다.
교토와 나라 등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와 인접한 오사카권도 상업용지가 3.6%, 주택용지가 1.1% 상승했다.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2년 연속 땅값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나고야 지역도 조사대상인 105곳의 땅값이 모두 전년보다 올랐다.
이 곳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곳과 인접해 있다. 또 소니그룹과 미쓰비시전기도 인접한 지역에 공장 신설과 증설 계획을 최근에 발표하면서 이 곳 땅값 상승률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홋카이도 치토세시 라피더스 반도체 공장 인근 공업단지 기준지가도 평균 30% 안팎 올랐다. 치토세는 홋카이도 최대 도시인 삿포로에서 열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도시다. 이 곳에서는 현재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가 공장을 짓고 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일본 정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아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라피더스가 이달 1일 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 작업에 돌입하면서 주변 공업단지뿐만 아니라 지토세역 근처 주택용지 지가도 30% 정도 상승했다.
코로나 종식으로 일본에 관광객들이 돌아오면서 인기 관광지 주변의 땅값도 이번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기후현 다카야마시의 상업지는 지난해 2.4% 하락에서 올해 2.4% 상승으로 돌아섰다. 국가지정 사적인 다카야마 진옥 주변 등 관광객이 몰리는 곳의 경우 전년 대비 땅값이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해외 자금도 일본 부동산 투자에 대해 긍정적이다. 일본이 저금리인데다 엔저 상황이라 달러로 엔화를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을 올리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부동산 서비스 대기업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투자액은 5130억엔으로 지난해 연간 투자액의 60%를 넘어선 상황이다.
기준지가는 전국 지자체가 조사해 공표하는 2만1000여 곳의 땅값으로 민간 토지 거래에서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조사한 1월 1일 기준 땅값을 ‘공시지가’라는 명칭으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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