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떨어뜨려 ‘예서 양’ 숨지게 한 업주, 1심서 징역 2년 6개월

[앵커]

올봄 부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학교 가던 열 살 어린이가 굴러온 화물에 치여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법원이 화물을 떨어뜨린 업체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는데 유족은 등하굣길 안전이 나아진 게 없다며 답답해했습니다.

최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1.7톤짜리 어망 실뭉치가 경사진 어린이보호구역 도로를 따라 빠르게 굴러 내려갑니다.

인근 어망 제조 업체에서 하역 작업을 하다 떨어뜨렸습니다.

100여 미터를 굴러가 등굣길 인파로 붐비던 인도를 덮치고서야 겨우 멈춰섰습니다.

이 사고로 10살 황예서 양이 숨지고 학부모 등 3명이 다쳤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업체 대표 김 모 씨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업체 대표는 면허 없이 지게차를 운전해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함께 작업한 직원 3명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났지만, 교통사고가 아니어서 법정 최고형은 5년에 불과합니다.

[이덕환/피해자 측 변호인 : "(교통사고라면 최고)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중형으로 처벌되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에는 교통사고로 인해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고 황예서 양 유족은 사고 이후 설치했던 시선유도봉도 차량 흐름에 방해된다며 다시 뽑았고, 방호벽도 사고 장소 외에는 보강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허술한 등굣길 안전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故 황예서 양 유족/음성변조 : "불편하다는 이유로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그 원래의 모습이 예서가 바라던 안전한 세상이 아닌데..."]

검찰은 판결문 등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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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