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고물가에도 한 끼 '천원'…희망 전하는 따뜻한 밥상

함민정 기자 2023. 9. 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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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대학에서 천 원에 아침밥을 주는 것처럼 한 끼에 천 원짜리 식사를 파는 식당들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물가에 괜찮을까 걱정도 들지만,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식당 앞에 긴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올해 아흔 넷의 할아버지도 매일 옵니다.

[박영렬/손님 : 된장국이 또 맛있단 말이야. 늙은 사람이 뭐 돈도 없고. 나 유공자여. 전방에서 참 고생 많이 했어.]

한끼 식사를 단돈 천원에 파는 식당입니다.

단골 손님은 반찬통도 가져 왔습니다.

2천원을 내고 한 끼는 담아가기도 합니다.

[유재옥/손님 : 월세 내고, 또 아프면 약값 좀 내고, (밥값이 모자랄 땐) 동네에서 병도 몇 개씩 줍고. 병 10개면 천원 아니여? 밥값 나오지.]

오늘 점심 반찬으로는 제육볶음과 가지볶음, 그리고 열무김치, 밥과 국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매일 메뉴는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천원이지만 알차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은 2010년 문을 열었습니다.

벌써 13년째입니다.

엄마가 시작해 지금은 딸이 맡고 있습니다.

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엽니다.

손님들은 이 상자에 돈을 넣고 밥을 먹습니다.

요즘 보기 힘든 천원짜리, 그리고 백원짜리도 있습니다.

사정이 어려우면 내지 않아도 됩니다.

[김윤경/'해뜨는 식당' 운영 : 1000원이라는 건 나 자신 자존심 값인 거지. 떳떳하게… 마이너스를 봐도 계속 운영은 해야되는 거고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어요.]

새벽 5시 40분, 갓 지은 밥 냄새가 식당 부엌에 퍼집니다.

이 식당엔 하루에 많은 땐 백명도 옵니다.

이렇게 든든한 아침을 책임진게 벌써 17년이나 됩니다.

새벽에 일을 나가는 사람들에겐 큰 힘이 됩니다.

[정준선/건설 현장 노동자 : 대전으로 지금 일하러 가는 건데… 밥을 한 끼 이렇게 먹고 가면 든든하고, 일하는데 참 보람이…]

바깥 세상에서 천원의 가치는 떨어졌지만, 이곳에선 귀합니다.

[엄신섭/손님 : 아이들도 천원 받겠습니까? 우리 손주들도 만원 주면 안 받아. 천원짜리지만, (이 같은) 천원의 행복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손님들은 작은 선물로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아침마다 사탕 주시는 선생님이셔. {사탕 하나 줄까?}]

[김우진/손님 :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와. {사탕 왜 주신 거예요?} 좋은 일 많이 하시니까 고마워서…]

[박영숙/'만나김치식당' 운영 : 제일 기억에 남는 분은, 볼펜을 이만큼 한 줌 가지고 오신 분이 계셔. 뭐를 갖다주고는 싶은데 줄 게 없대. 이거는 여기서 쓰지 않느냐고…]

이곳 사람들에게 천원짜리 식사는 한 끼 이상의 의밉니다. 고된 일상 속에서도 함께 잘 살아보자는 희망을 나누고 있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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