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개 학과 취업률 ‘0%’… 민망한 특성화고 [집중취재]
학생 절반이상 대학 진학 원해... 도교육청 “경쟁력 향상 노력할 것”
지난 2010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전문계고와 산업계의 협력 강화와 취업률 제고를 위해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문계고를 분야별 특화된 직업교육기관으로 개편하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로 특성화고는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꾀하며 중등단계 직업교육의 주축을 담당해 왔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전환 등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큰 변곡점을 맞았다. 특성화고 진학 기피 현상으로 정원을 못 채우는 일도 허다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여전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특성화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경기도의 중등직업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성화고의 경우 취업 지원 등을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109개 특성화고의 졸업생 취업률은 22.6%로 집계됐다. 2019년 30.1%에서 2020년 27.4%, 2021년 30.0%, 지난해 22.6%로 최근 4년간 평균 취업률이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학교 특정 학과의 경우 취업률이 아예 0%인 경우도 있었다. 도내 109개 특성화고의 377개 학과 중 취업률이 0%인 학과는 66개에 달했다.
학교 전체 졸업생의 취업률이 0%인 곳도 있었다. 화성의 A고등학교는 4개 학과(졸업생 84명)의 취업률이 0%였고, 파주의 B고등학교는 4개 학과(졸업생 76명)에서 취업한 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여주의 C고등학교의 경우 5개 학과(졸업생 164명)에서 취업 전선에 뛰어든 학생이 단 한 명뿐이었다.
문제는 특성화고에는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기준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17개교 76억원) ▲경기도형 도제학교(22개교 69억원) ▲중소기업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35개교 59억원) 등에 200억여원이 투입됐고, ▲취업선도 직업계고(50개교 9억원) ▲직업계고 자격증 취득 활성화(104개교 105억원) ▲직업계고 학생 기능역량 향상(11억2천만원) 등이 지원됐다.
이밖에 ▲경기도 상업교육페스티벌 ▲영농학생 축제 ▲경기도 기능지도연구대회 등 일반계고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사업이 운영됐다.
이에 대해 심홍순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의원은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염두하고 있는 학생이 절반이 넘는다는 말이 있다”며 “특성화고라는 이유로 취업 지원을 위해 추가적인 예산이 투입되는데, 취업보다 대학진학을 더 노력한다면 특성화고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률도 떨어진 데다 특성화고와 일반계가 함께 있는 종합고등학교가 많이 운영되면서 취업률이 낮아진 부분이 있다”면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융합형 학교를 설립하거나 기존 특성화고를 통폐합해서 취업률을 높이는 등 특성화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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